장 건강
아침에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여러 번 들락 거렸다. 그리고 장을 시원하게 비웠다. 속은 편했지만 힘이 쭉 빠졌다.
어제 과식한 탓이다. 배고파서 이것저것 먹었다. 점심 전에 출출해서 홍삼액과 과자를, 점심에는 소시지와 햄이 둠 뿍 들어있는 부대찌개에다 라면까지 먹었다. 이것도 부족해 입가심으로 초콜릿까지 탐닉했다. 그때부터 속이 거북했다. 장이 다소 불편했지만 안일한 마음으로 평상시처럼 저녁도 과하게 먹은 결과 아침에 일이 터졌다.
감당하지 못하는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오자 장에서 대장균들이 들고일어났다. 그리고 대장균들이 합심해서 장으로 들어온 음식을 강제로 외부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대장균의 공격에 오래 못 버틴 음식은 밖으로 쫓겨났다. 소화 덜된 음식을 몰아낸 대장균 덕택에 위장은 편안하고 속은 시원했다. 대장균들의 승리로 위장은 평온을 다시 찾았다.
나쁜 식습관, 스트레스, 식중독 등으로 배탈 설사가 일어난다. 따라서 위장 장애를 예방하려면 바른 식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편 개인마다 음식 소화 능력이 다른데 아직 장에 서식하는 미생물 종류와 역할을 전부 밝혀내지 못했기에 개인별 소화능력 차이와 원인을 알 수 없다. 이것을 알아내면 개인별 맞춤형 소화증진 처방이 가능할 텐데, 현재로서는 미래의학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소화능력이 다르듯 몸에 맞는 음식 또한 다르다. 예를 들어 애주가도 있지만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있다.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옻닭이 좋은 예다. 옻을 타는 사람이 옻닭을 먹었다간 몇 날을 고통 속에 지내야 한다. 사람마다 몸에 맞는 음식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음식이 있다는 개별성을 인정해야 한다.
배탈 없이 속 편하게 살려면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두 사람이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었다간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의 위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회식자리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술잔 돌리는 음주문화도 문제다. 각기 음주량이 다르기에 자기가 감당할 만큼 마시야 한다.
과식과 과음은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범이다. 음식이나 술을 강요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각자 맞는 음식이 따로 있고 주량이 다르기에 그 어떤 경우에도 강제성을 띤 음주 강요는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화에 도움 되는 음식으로 양배추, 매실, 브로콜리, 요구르트, 바나나 등을 추천하고 있다. 또한 공복 상태에 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100세 시대 건강하게 살려면 과식을 피하고 음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이건 건강관리에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외로 이런 걸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아내는 유산균, 양배추, 삶은 계란, 바나나, 아몬드를 아침 대용으로 먹는다. 그녀의 식 건강 관리법이다. 이제 보니 몸에 좋은 음식을 다 챙겨 먹고 있었다. 과식만 조심하면 금상천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