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행복 도시

kddhis 2023. 9. 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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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지나온 세월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아쉬움이 커서 일 것이다. 2017년 2월 눈 내리는 어느 날,  25년 동안 정들었던 도시를 떠나 신도시 5층 원룸으로 이사를 했다. 그해 4월 10일 직장까지 신도시로 옮겼다.

 

 

그 도시에서 직장 초년생 시절에 만났던 동료나 선배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선배들은 60대 많게는 70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손 자녀를 돌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려고 있을까. 아니면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니면 노후를 즐기고 있을까. 그들과는 스쳐가는 인연이 되었고 잠깐 만난으로 끝이 났다. 

 

 

나는 옛 직장에서 내 몫을 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 조직에서 오래 근무한 기간만큼이나 여러 일을 했었다. 업무와 얽힌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과 눈물 나는 에피소드는 아직까지 내 가슴에 가득 차 있다.

 

 

가끔은 자부심 갖은 일을 했었지만 조직에서 나의 존재는 백사장 모래만큼이나 보잘것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그 도시에서 아내를 만났다. 가끔 다툼도 있었지만 우리 젊은 시절을 보냈던 도시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아들을 낳아 고등학교 때까지 그곳에서 키웠다. 지금은 기억 못 하는 도시의 거리, 병원, 식당, 마트를 오가며 우리 가족 역사를 그 도시에서 남겼다.

 

 

그리고 막내가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던 그 해 2월 우리는 그 도시를 떠났다. 사실 그곳에서 우리 가족의 일들이 잘 되지 않았다. 이를 때면 직장에서 승진, 아이들 학업, 금전 문제까지 어느 것 하나 잘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살던 곳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아쉬움도 미련도 없이 속 시원하게 그 도시를 내팽개쳤다. 그렇게 추운 겨울에 우리 가족은 제2의 삶을 설계하듯 꿈과 희망을 안고 이곳 신도시에 정착을 했고 우환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돌이켜보면 신은 우리 가족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때 이곳 신도시로 이사를 한 것은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라 믿었다. 우연히 직장 동료가 추천해 준 신도시 아파트 분양권을 구입을 했고 희망이 소생하는 2017년 봄날에, 부푼 마음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입주 전 주말에 아파트 건설현장에 가서 우리 아파트가 지어지는 광경을 보는 게 재미 중 재미였다.

 

 

이곳 신도시로 이사를 온 후 직장에서나 경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집안일이 잘 풀렸다. 승진을 빨리했고, 입주한 아파트 값이 크게 올라 재산도 늘어났다. 아들도 서울 소재 대학으로 입학을 했다.

 

 

더욱이 우리 집 주춧돌 격인 아내의 마음이 편해졌다. 아내는 이 도시가 자신과 맞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나 또한 아내와 다르지 않다. 이곳에 와서 한 인간으로서 부족함을 알았고 그래서 더 배우려고 노력했다.

 

 

이제 자녀가 훌쩍 커버린 성인이 되었고 나는 나이 먹은 중년되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50대이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죽는 그날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소진될 때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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