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복을 주는 보살님

kddhis 2023. 10. 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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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전에는 미용실에 다녀오고 점심은 자주 가던 칼국수집에서 바지락 칼국수 먹고 오후에는 어머님을 찾아뵙기로 아내와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 늦잠 때문에 미용실 가는 약속이 틀어졌습니다. 하지만 예정되어 있던 점심약속은 지켰습니다.

 

 

우리 말고 식당에 손님이 없어 식당 사장님 부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당 사장님은 손님에게 친절은 말할 것 없고 진솔하고 바른 분이십니다. 올바른 성품으로 30년 넘게 한 곳에서 칼국수 식당을 하다 보니 손님과 각별한 여러 인연을 맺고 있었습니다. 그 신기한 스토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지갑이 분실한 지도 모른 체 칼국수를 먹고 음식 값을 못내 난감해 한  손님에게 사장님은 나중에 음식 값을 주면 된다고 하면서 더불어 손님에게 3만원을 빌려 주었다고 합니다. 3만원을 준 이유는 그 당시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여 교통경찰에게 걸리면 경찰관에게 1~3만원을 주고 사건을 무마해 주는 관례가 있었던 시절이라 혹시 손님이 집에 가는 길에 뜻하지 않게 이런 사고가 날 경우를 대비해서 3만원을 빌려줬다고 합니다. 

 

 

이후 이 남자는 단골손님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칼국수 사장님을 부처님 대하듯 했다고 합니다. 이 남자는 식당을 찾는 날이며 선물은 말할 것 없고 고급 식사 대접은 물론 비행기 여행까지 무료로 식당 사장님께 그냥 퍼 주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남자는 삼성 고위직으로 퇴직하여 삼성에 납품하는 하청공장을 3개씩이나 운영하는 돈 많은 사장님(소문에 짠돌이 사장)입니다. 삼성 다닐 때 이 남자와 아내가 자주 식당에 오셨는데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장님 손을 잡으며) 복사해 갑니다(福을 카피하여 얻어 갑니다). 그 이후 이 남자는 퇴직하여 삼성에 납품하는 업체를 차례 성공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기념식인지 아니면 하청공장 기공식이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수백만 명이 참석한 회사 기념일에 칼국수 사장님 부부는 이 남자의 초대를 받아 참석했는데 외부 인사는 칼국수 사장 부부뿐이었다고 합니다.(회사에서 福을 초대!) 물론 이 남자로부터 성대하게 대접을 받았다고 하네요. 웃기지요. 

 

 

이 이야기를 들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남자는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칼국수 값도 안 받도 사심 없이 3만원을 준 칼국수 사장님을 복을 주는 사람으로 믿었던 것이지요. 이 남자는 그런 마음으로 칼국수 사장님을 대했다고 합니다. 참 신기하지요. 사장님이 복을 주는 보살.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입니다.

 

 

또 다른 신기한 이야기입니다.

식당 인근 아파트에 사는 젊은 대학교 교수가 칼국수 식당에 가끔 왔습니다. 이 손님은 권위가 더덕더덕 몸에 배어 있는 근엄한 교수님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님은 칼국수를 먹고 나가는 교수님에게 목가지에 깁스를 좀 푸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답니다. 교수는 사장님께 눈을 할퀴면서 뻣뻣한 목을 더 꼿꼿이 세우며 식당을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요. 교수는 다시는 그 칼국수 식당에 가지 말자고 자기 아내에게 말했답니다.

 

 

하루는 근처 공원에서 우연히 교수님을 만난 사장님은 교수님께 제가 목가지 기브스 푸시라고 거칠게 말해서 속상하셨지요. 그래서 식당에 안 오시는 거지요. 그 말은 듣는 교수는 말 한마디 안 하고 뻣뻣한 목으로 입을 꾹 다물고 한참 듣기만 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너무 권위적이고 잘난 체하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특히 학생들은 더 멀리하다. 때론 푼수같이 굴고 허점을 보여야 주변에 사람이 모인다. 집에서도 그렇게 하면 가족이 불편하다 등 이런저런 잔소리를 교수님께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캔 맥주 사주세요라고 교수님께 말했더니 교수님이 “어디 가는 길 아닙니까?”라고 묻길래 사장님은 “누구를 만나서 물건을 사 와야 하는데 그것 안 해도 됩니다.” 며  "캔 맥주 3개 사주세요. 교수님, "라고 제차 졸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은 슈퍼에서 맥주를 마셨다고 합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사장님은 비슷한 잔소리(훈계 또는 가르침)를 교수님께 또 했다고 합니다.

 

그 후 교수님 성격이 180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우선 삭막했던 교수님 부부 관계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사실 교수님의 아내는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정 없는 남편과 언제까지 살아야 할 찌를 고민 하며 남편과 헤어질 궁리만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내는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그런 남편이 엄청 싫었다고 합니다. 그런 근엄한 교수님이 학원차량 운전 등 태권도장 허드렛일까지 알아서 스스로 도와줄 정도로 변했다고 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장모님에게 권위 없이 따듯하게 대해 주어서 장모님이 무척 기뻐했답니다. 심지어 어머님도 자식 성격 변한 것에 대해 너무 흡족했다고 합니다. 그렇듯 주변사람들이 교수의 달라진 태도에 신기했다고 합니다.

 

 

오늘도 우리가 칼국수를 다 먹고 사장님과 커피 타임 하는 중에 그 교수님이 등산복 차림으로 배낭 메고 식당으로 들어와 배낭에서 알밤 한 봉지, 두부, 검정봉지에 가득 담은 콩나물을 꺼내 식당 사장님께 드리고 간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렇듯 교수님은 김치, 밑반찬 등을 싸들고 이곳 식당을 들려 사장님을 정성스럽게 대한다고 합니다. 참 신기하고 우습지요.

 

 

 

제 생각에는 캔 맥주 마시던 그날 교수님은 사장님의 대화에서 무엇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사람대하는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누가 감히 근엄한 교수님께 이런 진솔한 조언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 이후 목 깁스 푼 친근한 교수, 자상한 남편, 편안한 사위로 탈바꿈한 것이지요. 

 

 

이것 말고도 여러 이야기가 더 있는데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 신기하지요.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오늘 칼국수 사장님 손을 3번 만지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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