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가을 남자

kddhis 2023. 11. 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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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분식점에 갔다. 아내는 미역국, 나는 닭육개장을 주문했다. 김밥도 시켰다. 음식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흰머리가 수북한 아줌마가 10가지가 넘은 음식을 혼자 척척 만들어 내고 있었다. 라면, 김밥, 떡볶이, 오뎅, 김치찌개, 덮밥,,,

 

    

아내는 배가 고팠는지 미역국과 김밥 한 줄을 다 먹었다. 아내와 나는 직장에서 만나 결혼한 직장 커플이다.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다. 긴 시간 동안 직장동료로 부부로 살고 있다. 가끔 다툼이 있었지만 그럭저럭 위기를 잘 넘겼다.

 

    

오늘처럼 저녁도 함께 먹고 점심도 같이 할 때가 있다. 그게 행복이라 생각한다. "뭣 땜에 사는 걸까?" 나의 말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로 들렸을까. 아내는 답이 없다.

 

 

결혼해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아둥바둥 30년을 살았다.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인지 나에게 묻는 것이다. 허무한 생각도 든다. 크게 이룬 것도 뒤쳐진 것도 없는 삶이다. 남들처럼 보통 직장인같이 살았고 지금도 편함 없이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도 어딘가 허전하다. 씁쓸하다. 가을이 깊어서일까. 낙엽이 다 떨어져 아쉬움이 들어서 일까. 기온이 뚝 떨어져 마음이 차가워져서일까. 알 수가 없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내가 가을남자가 된 기분이다. 이 가을도 며칠 안 남았다. 마음껏 가을 운치를 느껴보자.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을 올 가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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