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his 2023. 11. 1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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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능일이다.

 

 

쌍둥이라도 자주 울어대는 아이가 엄마 젖을 더 먹을 수 있듯이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경쟁사회에 내몰린다. 경쟁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사회가 원하는 것을(가령 학습능력, 기술, 어학 등) 얼마나 잘하는지 못하는지 우열을 가리는 수단으로 시험을 이용한다. 이기는 자에게 우선 선택권을 부여하고 권리를 준다. 시험 중에서 특히 중요한 시험이 바로 대학입학시험이다.

 

 

그래서 학부모, 학생 할 것 없이 모두가 대학입시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과정을 밟게 되어 있다. 대학을 스스로 포기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그 학생 역시 대학입시에서 패배자에 불과하다.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대학을 가든 안 가든 이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은 시험이 바로 대학입학시험이기 때문이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대학에 못 들어갔다고  좋은 대학 못 갔다고 인생의 패배자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공부 말고도 얼마든지 운동, 예체능 등에서 자기 재능을 발휘하여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중고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시험이 대학입학시험이다. 어찌하랴.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고 학생은 12년간 학교에서 공부했다. 학생은 12년 동안 배운 것을 평가받고 시험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대입시험이 코앞인데 공부를 하지 않아 마침내 시험을 망치는 악몽을 꾸곤 했다. 인수분해를 잊어버리고 불안해하며 공포에 질린 내 모습을 보다가 잠에서 깨곤 했다. 꿈이 싫어 벗어나고 싶어도 내 맘대로 되지 않고 고통의 시간이 길어질 때도 있었다.

 

 

꿈속에서 학교 다닐 때 공부하지 않은 내 모습을 본 것이다. 그렇게 안 했던 공부가 한이 맺혀 내 머리에 각인되어 수십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꿈에서까지 쫓아와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악몽을 꾸는 이유는 내가 공부하지 않은 후회가 마치 핵폭탄처럼 뇌에 인식된 결과라 하겠다.

 

   

30.40년이 지난 지금도 공부하지 않은 나의 과거가 괴물이 되어 가끔 밤마다 나를 괴롭힌다. 이 괴물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이라도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위눌림 같은 악몽을 꾸지 않기 위해 독서하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가 있길 바랄 뿐이다.

 

 

프랑스의 영원한 자부심 <나폴레옹>의 명언이 나의 상황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지금 당신의 불행은 언젠가 당신이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  미래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시간에 보복당하지 않으려면 지금 시간을 잘 보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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