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소피아 고무나무

kddhis 2023. 4. 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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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거실 한쪽에 반려식물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반려 식물들이 거실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5060cm 크기의 식물들을 작은 화분에 심어  놓은 것들이다. 햇볕을 쬘 수 있도록 창가 쪽에 놓여 있는 반려식물들은 형형색색 거실 책들과 잘 어울린다.

 

거실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굳이 반려 식물을 기르는 이유는 생기 있는 집안 분위기 연출과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다. 공기정화도 식물 키우는 이유 중 하나다. 화분에 심어진 반려식물을 가끔 볼 때면 마음이 편해진다. 자연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한 달에 두세 번 물을 주어야 하는데 이것조차 쉽지 않다. 다 게으른 탓이다. 간혹 물주는 때를 놓쳐 식물이 메말라 고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때문에 이별한 식물이 몇 번 있다. 그럴 땐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

 

반려식물 중에 유독 나의 눈길을 끄는 식물이 있다. 소피아 고무나무이다.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한 반려식물이다. 6년 전 아파트 입주 기념으로 마트에서 2천 원 주고 사 왔다. 그땐 검지 손가락 크기의 작은 모종 화분에 심어진 아기 나무였다.

 

소피아 고무나무

 

실내 공기정화작용 목적으로 사 온 반려식물이라 특별히 우리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어린 고무나무는 주인의 관심과 상관없이 꿋꿋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자기 자리를 6년 동안 지키고 있다

 

언젠가 오랫동안 고무나무에 물을 주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 수분 없는 고무나무 뿌리는 실타래처럼 둥글게 뭉쳐 있었다. 고무나무는 흙에서 최대한 영양분을 흡수하려 했는지 흙조차도 남아있지 않았다. 뿌리들끼리 공모양 형태로 엉켜있었다. 살아남기 위한 어린 고무나무의 절규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고무나무가 생명력이 이렇게 강한 줄 그때 처음 알았다. 그 후 큰 화분에 두 번 옮겨 심었다. 지금은 시야에 들어 올 정도로 켰다. 키가 60cm가 넘는다.

 

소파에 앉아 창가에 있는 고무나무를 보면서 이렇게 자라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잠겼을 때  옆에서 아내가 저 고무나무 참 많이 컸다. 어려운 시간을 견딘 게 대단하다.”라고 말한다. 고무나무에서 받은 아내의 느낌이 나와 비슷했다. 

 

어디 오도 가도 못하는 고무나무도 생존을 위해 묵묵히 오랜 시간을 견디는데 자유의지가 있는 우리가 못할 것이 없다고무나무처럼 환경에 연연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진득이 버티는 성품이 내게 있을까. 악조건을 이기고 커가는 저 소피아 고무나무처럼 이탈하지 않고 인내한다면 나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고무나무를 보며 희망과 용기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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