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
끔찍이도 두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 엄마는 지방에 살고 두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 살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엄마는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엄마도 아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살고 싶어 한다.
아들 집 가까이 있으면서 자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것이다. 아들 따라서 서울에서 살기 위해 서울에 집을 마련하는 게 엄마의 목표가 되었다.
오늘이 엄마의 꿈이 이루어진 그날이다.
엄마는 한동안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보아두었던 서울 재개발지역의 신축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남편과 오늘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엄마가 바로 나의 아내다.
우리는 버스 타고 서울 고속터미널에 도착한 다음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목적지인 재개발 예정지에 짓고 있는 주택을 분양하는 사무실에 오후 4시에 도착했다. 물론 사전에 미팅 약속을 하고 이곳에 온 것이다.
분양사무소 여직원은 우리 부부에게 분양 주택을 열심히도 설명을 해주었다. 브리핑 룸은 좁아터져 답답했지만 우리는 집중해서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우리는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분양 주택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여직원의 설명을 충분히 이해했고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였다.
사실 우리는 여기 오기 전에 주택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직원으로부터 1시간가량 설명을 듣고 바로 주택 분양계약서에 서명했다.
우리는 분양계약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와 첫째 아들 사무실로 향했다. 아들에게 곰팡이 제거제 등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첫째 아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입구에서 아들에게 생필품을 건네주었다.
아들도 디자인이 깔끔한 빨간색 쇼핑백을 아내에게 주었다. 쇼핑백 안에는 눈 영양제가 들어 있었다.
내 눈이 침침해지고 시력이 약해졌다는 말을 들었던 아들은 아빠를 위해 루테인 눈 영양제를 산 것이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눈물이 날 뻔했다. 오는 길에 아들에게 카톡으로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들의 얼굴을 잠깐 보고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얼른 집에 가고 싶어 빨리 걷는 나에게 뒤따라오는 아내가 천천히 걷자고 말했다. 아내가 육체적으로 힘든 모양이다.
하지만 아내와 나의 마음은 하늘을 나는 새와 같이 가벼웠다. 서울에 집을 샀기 때문이다.
지하철역에 도착해 터미널까지 이동하는데 급행을 탄 덕에 금방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후 6시, 퇴근 시간대라서 지하철은 승객으로 가득했다. 서울 사람들이 이곳에 다 모였나 싶었다.
사람들은 마치 땅굴을 파고 굴속에서 사는 두더지처럼 지하철에서 끝없이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지하철은 초만원이었다. 지하철 안에서 사람에 치여 겨우겨우 우리는 고속 터미널에 도착했다.
일단 터미널에 도착하여 한숨을 돌린 다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배가 고파 바로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나는 설렁탕 아내는 소고기 우거지탕을 시켜 놓고 오늘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서로를 격려하면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우리는 기분 좋게 저녁을 먹고 대합실에서 잠깐 버스를 기다리다가 탑승했다. 1시간 40분쯤 버스에서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는 동안 버스는 우리 아파트 근처 임시 승강장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역시 집에 최고다. 오늘은 우리 가족의 역사적인 날이다. 아내의 꿈이자 목표이기도 한 서울 집을 장만한 날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꿈을 가지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이 꿈을 향해 움직인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쉽다.”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 말처럼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 부부의 삶이 그랬다. 우리가 꿈꾸고 바라던 일들이 하나씩 이루어진 것을 경험했기에 헤로도토스의 말을 믿는다.
우리는 서울에 우리 집을 갖고 싶었다. 오늘 그 희망이 이루어진 2024년 3월 18일이다.
꿈이 있다면 꿈을 이룰 수 있지만, 꿈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