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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화합 잔치가 계속되어야 하는 까닭

kddhis 2024. 5. 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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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일 오늘은 부처님이 오시는 날이며 스승의 날입니다. 하지만 불교신자도 아니고 학창 시절에 존경할 만한 스승을 만난 적이 없어서 기념일에 맞는 일정은 없습니다.

 

 

대신 휴일을 맞아 아파트에서 주민화합 잔치를 한다기에 행사장에 갔습니다. 아파트 공원 앞마당에 푸드 트럭, 이동식 놀이기구,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부스 등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행사장 중앙에는 주민 장기자량을 위한 무대도 어설프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행사주최 측은 축제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경쾌한 노래를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들, 나는 푸드 트럭을 둘러보며 어떤 음식을 파는지 구경하며 행사장을 돌아다녔습니다. 아내의 관심은 노래자량이나 장기자량 같은 것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습니다. 아내는 오직 먹거리에 집중된 듯 보였습니다.

 

 

사실 아내는 여행을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지의 풍경이나 경치보다는 먹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여행길에 고속도로 휴게실에 꼭 들려 말린 오징어나 문어 등을 사 먹습니다. 여행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아내의 여행 목적이자 목표이고 나머지는 여벌입니다. 참고로 아내는 오징어 등 말린 해삼물을 좋아합니다

 

 

아내만 그런 게 아닌가 봅니다. 행사나 축제장에서 단연 먹거리가 제일 인기가 많습니다. 별미를 사 먹기 위에 사람들은 푸드 트럭 앞에서 자기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닭강정과 도토리묵 국수 푸드트럭 앞에 기다리는 줄이 가장 길었습니다. 마침내 닭강정의 재료가 동이 났는지 더 이상 닭강정을 팔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닭강정을 사 먹지 못했습니다.

 

 

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요. 닭강정 대산 닭꼬치와 도토리묵 국수, 구운 문어를 샀습니다. 문제는 행사장에 사람이 많이 와서 앉을자리가 없었습니다. 행사장을 한 바퀴 삥 둘러보았지만 빈 테이블은 없었습니다. 어디에서 음식을 먹어야 할지 참 난감했습니다.

 

 

빈자리가 없어 실망하고 배회하는데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젊은 아주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주저 없이 아이 엄마에게 물었습니다. "여기 앉아도 될까요? "  아이 엄마로부터 "예"라는 기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이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고 테이블을 떠났습니다.

 

 

운 좋게 테이블을 확보했습니다. 바로 아들에게 테이블을 찾았으니 이쪽으로 오라고 전화했습니. 우리는 그늘이 드리워진 테이블에서 편하게 도토리묵 국수와 닭꼬치를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아내는 기분이 좋았는지 생맥주까지 마셨습니다. 사실 아내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오늘은 기분이 좋았는지 맥주를 마셨네요. 그것도 낮 술을,

 

 

음식을 다 먹고 우리는 바로 행사장을 떠났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내는 장기자량 등 매인 행사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푸드트럭에서 산 음식을 다 먹었으니 행사장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잠에 빠졌습니다. 낮술을  마셔서 그렇습니다. 소파에 앉더니 바로 고개를 숙이고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내가 곧바로 잠을 자지는 않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10년 넘은 구닥다리 LG통도리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건조대에 빨래를 널고 아내와 나는 안방과 컴퓨터 방으로 각각 들어갔습니다. 

 

 

지금 아내는 큰 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오시는 날, 오후 집안이 쥐 죽은 듯 조용합니다. 부처님이 넉넉한 마음의 평안을 주셨는지 참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심 나는 아파트 주민 화합잔치를 개최하여 도토리묵과 구운 문어를 먹을 수 있게 해 주신 행사 주최 측에게 아내를 대신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에도 주민 화합행사 개최를 부탁드립니다. 꼭 참석하겠습니다. 한 가지 부탁을 더 드리자면 다양한 푸드 드럭을 섭외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 아내가 더 행복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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