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도피와 대리만족
세상의 주인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체적으로 살지 않고 남 잘하는 모습에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이상하지 않는가.
우리는 티브, 유튜브로 스포츠 경기나 게임, 연예인의 행복하고 즐거운 사생활 또는 그들의 품위 있고 즐겁게 사는 모습에 열광한다. 하다 못해 연예인들이 오지를 여행하며 즐기는 장면을 보며 재밌어한다.
왜 그렇까. 왜 왜 남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할까. 궁금하지 않은가. 정답은 대리 만족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으로부터 얻는 만족 말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라고 믿는 무의식 때문이다. 착각의 극치다.
한국 국가대표가 월드컵 경기에서 승리하면 기뻐하고 지면 슬퍼한다. 자기가 국가대표 선수도 코치도 아닌데 마치 자기가 경기에서 이기거나 진 것처럼 환호하고 또는 속상해한다. 내가 보기에 이런 관객은 생쇼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정신 차려라. 게임도 마찬가지다. 프로 게이머가 경기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보는 젊은이들이 많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시청자들은 가수이자 탈랜트 이효리가 제주도에서 생활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좋아한다. 단지 미모가 출중한 유명인이란 이유로 그녀의 제주도 생활을 동경한다.
자기가 축구경기에 참가해서 골을 넣는다던가 자신이 직접 제주도 생활을 해서 기쁨을 느끼지 않고 남의 승리와 즐거움 생활을 보며 기뻐하는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 미친 짓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최강 야구>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보면서 시간을 갉아먹는다. 당신이 아니길 바란다. 남는 게 뭐냐. 자신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피 같은 시간, 돈보다 더 귀하고 한 번 지나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남 잘하는 모습을 보며, 남이 즐겁게 여행하고 생활하는 영상을 보며 아까운 시간을 흘러 보낸다. 오호라 맙소사. 하느님
자기 인생이다. 자기에서 주어진 소중한 시간이다. 피보다 진하고 황금보다 소중한 시간을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 직접 체험하고 직접 경험하여야 자신에게 떳떳하지 않겠는가.
직접 경험해 봐야 발전을 하던가 성장을 하던가 하지 않겠는가. 그 속에서 기쁨도 슬픔도 느껴보자. 슬픈 일도 고통스러운 시간도 다 내 삶의 일부다. 지나면 다 소중한 추억이 된다. 이게 인간다운 삶이다.
실패. 실수. 창피, 고통 이런 거 두려워하지 마라. 그냥 지구라는 별에 여행 왔다고 생각하자. 누구나 시간 되면 지구를 떠난다.
대리 만족에 빠지지 말고 남의 생활에 만족하지 말고 내가 주인이 되는 생활을 하자. 내가 지금 하는 일이나 행동에 즐거워하고 재밌어하고 기뻐하자. 내가 하는 직접 경험이 더 행복하지 않겠는가. 니가 뭔데. 그래서 어쩌라고. 이렇게 영상 속의 잘 나가는 타인을 무시하자. (마음속으로 표 내지 말고)
이것이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다. 자신의 위해 사는 것이다. 이 지구라는 별에 와서 떠날 때까지 멋지게 사는 것이 어쩌면 우리에 의무가 아닐까.
대리 만족으로 사는 인생은 절대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없다. 남 좋은 일만 시킨다. 유튜브 영상 조회수 늘려 주고 오락 프로그램 시청률 높여주고 운동선수나 탈랜트 인기 상승시켜 줄 뿐이다. 명성과 지위, 돈은 다 그들이 가져간다. 정신차례라.
우리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란 말인가. 그들이 가난한가. 그들이 못났는가. 그들이 도움받을 사람들인가.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물론 그들이 훌륭히 해낸 또는 이룬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그들만 쳐다보는 것은 문제다.
자세히 살펴보면 도움받을 사람들이 대리 만족에 푹 빠져 산다. 바쁜 사람들은 대리만족할 시간도 없다. 그들은 자기 인생을 만들기 바쁘니까.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어 그래서 일없는 사람들이 대체로 대리 만족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 않은가.
어쩌면 우리는 대리 만족에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타인이 성취하고 이기고 즐기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마치 그들이 자신인양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에서는 도저히 스스로 이런 성취를 할 수 없으니까 타인을 통해서 이루고 만족하는 심리.
하지만 대리 만족은 허무할 뿐이다. 경기가 끝나면 영상이 끝이 나면 오락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우리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그럼 현실은 어떤가. 현실은 영상 속의 상황과 완전 딴판이다.
대리 만족도 마약과 같다. 대리 만족에 빠진 사람은 알코올 중독자처럼 또다시 그런 대리 만족에 목말라한다. 그래서 대리 만족 중독자라 명명하고 싶다. 한 번 대리 만족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그런 영상이나 게임을 다시 봐야 한다.
신기한 것은 학교 다닐 때 영어 단어, 수학 공식 외우는데 서투른 사람이나 직장에서 자기 일 제대로 못해내는 사람이 연예인의 사생활은 상세히도 알고 있다. 프로축구나 야구 선수들의 명단을 구구단 기억하듯 줄줄이 꽤고 있다. 참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 이유는 자신이 능력이 안되니 현실에서 도피하여 대리 만족이라도 해야 뇌에서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 엘도핀이 흘려내려 즐겁게 살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인생이다. 지구라는 별에 온 이상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타인의 생활에 의해 내 감정이 좌지우지되도록 놓아두어선 안된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말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남이하는 경기 결과에 의해 나의 감정이 좌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 남의 경기에 의지하여 즐거움을 추구하려 하는가. 내가 하는 행동에서 기쁨을 느껴라. 스스로 하는 행동에서 즐거움을 맛보아라. 고통도 좋다. 그럴 수 있다. 세상이 모두 즐거우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 않은 걸 우리 모두는 안다. 기쁨도 고통도 다 우리 것이다.
지구라는 별에 와서 고통도 느껴보고 즐거움도 맛보고 그러는 것이다. 피하지 마라. 이것만은 분명한다. 현실 도피와 대리 만족은 비겁한 짓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거울 뉴런이 있어서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마치 자신이 하는 것처럼 뇌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대리 만족에 빠질 수 있다. 대리 만족에 빠지는 유혹을 이성적으로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