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고구마 수확

kddhis 2024. 9.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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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아들과 함께 고구마 밭에 갔다. 햇고구마를 캐기 위해서다. 무더위가 계속되어 예초작업을 하지 못해 고구마를 심어놓은 주변이 온통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정리 안 된 고구마 밭을 보면서 내 마음같이 심란해졌다. 아무리 더웠어도 8월에 딱 한 번만이라도 예초작업을 했더라면 이처럼 풀밭 투성이가 되지 않았을 것인데, 에고 에고 속상하다.

 

 

어찌하리 어찌하라, 엎어진 밥처럼 엉망이 되어버린 고구마 밭을 이제 와서 어찌할 수 없었다. 다 게으른 농부 탓이다.

 

 

속상한 생각도 잠깐, 서둘러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고 삽과 호미로 고구마를 캐기 시작했다. 얼마나 열심히 고구마를 캤던지 얼굴과 등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쉬지 않고 고개 숙여 고구마를 캐진 1시간 가랑 지나서야 힘이 부쳐 더 이상 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 고랑에 심어진 고구마를 캔 다음에 고구마를 비닐봉지에 담아 집으로 돌아왔다. 9월 중순이지만 날씨가 더워서 오랫동안 밭일을 하기가 어려웠다.

 

 

올해 처음 심은 고구마인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많았다. 이 많은 고구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우리 가족 4명이 고구마를 먹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뒤로하고 자동차 트렁크에 고구마를 싣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흙먼지 투성이가 되어 버린 옷을 벗고 샤워한 다음에 먹는 아침 식사는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시장기가 반찬이다. 즉 배고프면 뭐든지 맛있다는 뜻이다. 맛있게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져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아침밥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때가 되면 먹어야 하는 습관 탓에 점심을 먹었다. 

 

 

오늘 오전도 빠르게 흘려갔다. 비록 한 시간 고구마 캐는 작업을 했을 뿐이다. 휴일이라 가능하다. 그것도 추석 5일간 연휴덕에 고구마도 캐도 이렇게 늘어지게 잠도 잘 수 있었다. 이게 삶이고 행복이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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