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갭 투자
아파트 상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옆 좌석에 탄 아내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아요.”라고 풀 죽은 목소리로 힘없이 말한다. 아파트 매수계약을 위해 부동산중개사무소가 있는 상가 주차장까지 왔는데 아내가 변심한 것이다.
아파트 가격이 1억8천8백만원이다. 가진 현금은 8천4백만원, 이 아파트를 사려면 부족한 1억4백만원을 빌려야 했다. 2002년 당시 1억원은 우리 형편에 엄청 큰돈이었다. 1억원 넘게 대출받아 이자 내고 나면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한 아내는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아 아파트 구입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순간 당황했고 멍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여보, 지금 당장 입주하는 게 아닙니다. 2년 전세 놓으면 지금 우리 돈은 거의 들어가지 않아요. 그리고 2년 동안 돈을 모으면 충분히 2년 후에 입주할 수 있어요.“ 라고 아내 눈치를 살피며 계속 말이 이어갔다. “2년간 당신과 내 월급이 올라 가계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출이자 감당이 가능해요. 최악의 경우 2년 더 전세 놓으면 돼요.“ 라고 아내를 설득하여 아파트를 샀다.
그 후 2억 6천에 매도하고 상급지 아파트로 이사했다. 큰 매도 차액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종자 아파트가 있었기에 상급지 아파트를 넘볼 수 있고 더 괜찮은 아파트로 여러 번 옮긴 결과 부동산 자산을 키울 수 있었다.
지금이야 부동산 갭 투자가 일반상식이 되었지만 그 당시 일반인에게 갭 투자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 부동산 지식이 없었던 그때 전세 끼고 매수한 것이 아파트 갭 투자였던 것이다. 나의 첫 번째 레버리지 투자는 이렇게 성공을 했다.
만약 그때 아파트 매수 결정을 안 했더라면 종자 아파트를 가질 수 없었을 것이고 부동산 투자 경험을 하지 못해 부동산에 관심이 없어 지금과 같은 부동산 자산을 키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때 결정이 지금의 부동산 자산을 키우는데 기초가 되었다.
자산 증식을 위해 투자 지식과 함께 투자 경험, 성공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지식이 돈이고 경험이 곧 자산인 시대이다. 투자 지식과 투자 경험이 많을수록 경제적인 부를 이룰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 이것이 자산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