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대로 타고난 대로
천성대로 살련다. 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련다. 착하고 수수한 본모습으로 획일하련다..
수줍어서 제대로 말 못 하는 어리 숙은 사람
때리면 맞고 남에게 해코지 못 하는 사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사람
왜소한 체구에 눈이 크고 겁 많은 사람
오이처럼 가름한 얼굴에서 느껴지는 유순한 사람
그러나 이 같은 성격에도 험한 세상에 적응하며 살다 보니 사람이 변하더라. 조용한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정확히 내고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는 사람으로 바뀐 것이다.
성격 변화의 원인이 속세의 때가 붙었서인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 결과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오래 살다 보니, 솔직하고 거칠게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수수한 20대 청년이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세속에 적응한 결과다.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가 되어 버렸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노라고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거친 스타일은 나의 천성과는 맞지 않다. 불편하고 부자연스럽다.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를 한다던가, 기분 나쁘게 한 말한 뒤에 항시 후회한다. 다시 말해 솔직하고 강하게 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스로가 상처를 받기 일쑤였다..
이제, 그만두련다.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 나이 든 몸 때문에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가는 몸 전체가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게 때문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에게 상처 주고도 끄떡없는 인간들이 차고 넘친다. 거칠 것 없는 대단한 인간들이다. 강한 그들의 무리에 끼고 싶지 않다.
자유롭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오해 마라. 그렇다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건들지 마라. 한번 화나면 물불을 가리는 않는다. 그렇지만 천성 때문에 남에게 상처를 주면 잠을 못 이룬다.
이제는 다 내려놓고 내 성격, 내 스타일, 천성대로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