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먹는다
우리 집에서 나만 아침을 먹는다. 아내와 두 아들은 아침을 먹지 않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아침밥을 직접 챙겨 먹는다.
아침 밥상은 심플하다. 공깃밥에 배추김치와 김칫국을 기본으로 밑반찬 한두 가지가 아침 먹거리다. 아내는 주말에 계란찜, 콩자반, 오이무침, 주물럭, 감자조림, 생선구이, 콩나물 무침 등의 밑반찬 중에서 한 두 개를 선택하여 만들어 놓는다.
나는 끼니는 꼭 챙겨 먹는 사람이다. 한 끼도 거르는 법이 없다. 탄수화물이 없으면 맥을 못 추는 체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 고프면 집중이 잘 안 되고 쉽게 짜증이 난다.
간혹 속이 불편해서 끼니를 건너뛸 때도 있지만 이것은 아주 특별히 예외적이 상황이다. 어제저녁이 그런 날이었다. 점심에 먹은 국수가 소화되지 않아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래서 저녁을 건너뛰었다. 그리고 8시 30분이 넘어서 퇴근했다.
그런데 집에 들어오니 배가 고팠다. 군 고구마와 바나나를 연거푸 먹고 이것도 부족해서 김칫국에 밥을 말아먹었다. 후식으로 파인애플까지 먹어 치웠다.
식욕은 그 어떤 욕구보다 강하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 두말할 것 없이 살기 위해 먹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오늘도 꼭 아침을 챙겨 먹는다. 먹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한 번 놓친 한 끼는 다시는 못 찾아 먹는다." 어렸을 적에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에 통하는 말이다.
지금은 먹을 것이 풍부해서 탈이다. 바로 과식이 비만이란 질병을 유발하기에 먹고 싶어도 마음껏 먹지 못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