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인정하자
막 겨울이 시작될 11월 말, 발가벗은 가로수는 눈바람에 휘청거리고 있다. 나뭇잎 하나 없는 맨 몸으로 추위에 힘겹게 맞서고 있다. 가로수 나무는 사계절 푸르는 소나무와 대조적으로 앙상하게 뼈만 남아 있어서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다.
도로변을 따라 심어진 가로수는 활엽수 나무다. 가로수는 늦가을부터 새순이 돋아나는 다음 해 봄까지 맨몸으로 비바람과 눈바람 그리고 차량 바람을 맞으며 겨울을 견뎌내야 한다. 그래서 생명이 움트는 봄날을 맞이할 수 있다.
먼발치에서 보면 가로수 나무들은 크기도 굵기도 비슷해 보인다. 같은 시기에 심어졌으니 가로수들은 동갑 내들이다. 그러니 모양과 형태가 비슷하다.
하지만 가까이서 가로수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면 사실 가로수는 각기 다르다. 크기도 다르고 가지 수도 다르고 풍채 또한 다르다. 왜소한 가로수, 통통한 가로수, 비만 가로수, 간혹 고사목도 보이고 새로 심은 작은 나무도 보인다.
가로수마다 외형이 각기 다르듯 사람 역시 가양가색이다. 외모가 가지각색이다. 키, 몸무게, 체형, 머리통, 얼굴 모양, 눈코입귀 등의 모양 크기 사이즈 형태가 각기 다르다. 똑 같이 생긴 사람은 찾기 어렵다. 쌍둥도 다르다.
외모만 다른 게 아니다. 목소리도 다르고 행동도 다르며 성격도 태도 성품도 다르다. 한마디로 천차만별이다.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30년 넘게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런데 똑같은 외모, 똑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나 역시 무리에 함께 살지만 그들과 다른 사람이다. 나는 나다. 내가 남이 될 수 없고 남이 내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외모와 내면이 다르게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각기 다르니 서로 다름을 인정하자. 이것이 대인관계의 출발점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관계를 맺으면 편견을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서로 차이를 인정하자. 그래야 시기, 질투를 이겨낼 수 있고 남 따라 살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각자 개성대로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