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가 없으면 개업을 꿈도 꾸지 마라
사무실 건물 1층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 음식점은 빈대떡, 육전, 파전, 오색전 등을 파는 전문 전집 식당이다. 메뉴에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부대찌개가 있어서 단골이 되었다.
저녁에 직원 5명과 함께 굴 라면, 굴 무침, 섞어 찌개 등을 먹었다. 동료 중 한 명이 굴 라면을 먹고 싶다고 해서 오늘 이 식당에 가게 되었다.
식당 사장님은 30대 후반의 여성분이다. 시장님은 주기적으로 홍보물을 게시하고 색다른 음식도 가끔 만든다. 오늘 먹은 굴 라면과 굴 무침도 이번에 새로 선보인 메뉴다. 그리고 개업 1주년 행사나 명절 이벤트 등 기념행사도 개최한다.
사장님은 미소가 있는 분이다. 사장님의 웃는 표정을 보면 기분이 좋다. 복이 들어오는 선한 인상을 가졌다. 사장님을 어쩌다가 거리에서 만나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내가 이 식당이 마음에 드는 것은 사장님의 외모도 웃는 표정도 아니다. 친절도 아니며 음식 맛도 역시 아니다. 나는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이 사장님을 만나기 전까지 내가 가보았던 수많은 식당 중에 공부하는 식당 사장님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몇 달 전, 오후 5시쯤 이른 저녁을 먹으러 이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당시 사장님이 테이블에서 책을 보고 있었다. 그 책의 제목은 기억할 수 없지만 식당 잘하는 방법 같은 종류의 책이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이 식당에는 제법 손님이 있어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식당은 예외에 속한다. 식당 대부분은 매출 감소로 영업에 고전하고 있다.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가 허리를 졸라매 외식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외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기가 좋지 않다고 식당 운영에 손 놓고 하늘만 쳐다볼 수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하든 불경기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결코 정부가 자영업자의 가려운 데를 긁어 줄 거라는 기대는 애시당초 하지 않은 것이 좋다.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집 전문 식당 사장님처럼 손님을 유인하기 위해 새로운 메뉴 개발은 물론 서비스를 개선하고 이색적인 홍보를 찾아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 것이다. 자영업 생존율이 점점 낮아지는 환경에서 두 세평 짜리 김밥도 차별화 전략이 없다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