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잃으면 끝이다
아프면 만사가 귀찮아진다. 요즘 나에게 딱 맞는 말이다. 조깅도 못하고 있고 독서는 대충 하고 있으며 글쓰기 감각은 무뎌져버렸다. 슬프다.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받고 5일째 감기약을 먹었는데도, 좀처럼 감기가 뚝 떨어지지 않는다. 하루빨리 감기를 떨쳐버리기 위해 휴일 내내 집에 콕 처박혀 아내가 만들어준 건강 식을 먹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잡채밥, 코스요리에서 맨 처음 나오는 게살수프, 시원한 어묵국, 따끈하고 구수한 현미차, 등 푸른 고등어 무 조림, 칼칼한 알배추 무침, 달짝지근한 호박 고구마 등이 아내가 주말에 아픈 나를 위해 만든 음식들이다.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아내의 사랑이 담긴 음식을 먹으니 힘이 절로 나는 듯하다. 하지만 아내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감기 바이러스는 꼼짝달싹하지 않고 내 몸 어딘가에 그래도 붙어 있어 나의 신체활동을 제약하고 있다.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일단 감기 바이러스에 걸리면 어느 정도 일정 시간이 지내야 감기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따라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이 놈의 감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독서도 하기 싫고 글도 쓰고 싶지 않다. 아프니 아무것도 하기 싫다. 감기 바이러스가 몸을 지치게 만들어 결국 체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삼시 세끼기 밥은 빠트리지 않고 먹지만 독서 등의 다른 행위는 하기가 귀찮아 소파나 침대에 눕고만 싶다.
특히 글쓰기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정신작용인데, 감기로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해져 글 쓰는 감각이 둔해졌다. 체력이 받쳐줘야 글도 쓸 수 있다는 반증이다.
위와 같이 아프면 하고 싶은 일도 할 수가 없다. 건강해야 글도 쓸 수 있고 책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병이 들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즉 건강을 잃으면 모든 생활에 활력이 떨어지고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 책임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 감기 바이러스를 하찮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