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젊을 때가 좋지, 늙으면 무슨 소용
둘째 아들의 취업 준비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취업 준비에 온 정신이 팔린 듯 보인다. 얼마나 괴롭고 걱정될까. 충분히 이해된다.
취업준비에 신경이 예민해진 아들을 보면서 30여 년 전, 아들처럼 공부했던 저의 20대 시절이 생각난다. 저 역시 공부하던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돈 걱정하며 공부했기에 더 고달팠다.
아버님은 장남으로써 80 평생 조부님을 모시고 고향에서 농사짓으며 사셨다. 그 시절, 시골살림은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 정도로 어려웠다.
그런데, 제가 공부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작은 아버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작은 아버님들은 공부하는 조카 때문에 아버님이 할아버님을 돌보는데 소홀할까 봐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작은아버님들은 아버님께 조카 공부를 그만시키라고 했다는 말을 나중에 어머님으로부터 들었다. 돈이 죄지 작은아버님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당연지사 작은 아버님 입장에서 조카 공부보다 자신의 아버지(나의 할아버님) 봉양이 더 중요하겠지요.
그런데, 아버님은 작은 아버님의 말을 풀 뜯어먹는 개소리로 여기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가 취업할 때까지 아버님은 수험비용과 생활비를 계속 지원해 주셨다. 물론 아버님은 지극 정성으로 할아버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다.
작은 아버님들은 젊어서 일찍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자기 형(아버님) 보다 편하게 살면서도 자신의 부모님을 모시지도 않으시면서 형의 아들 공부에 감나라 배나라 했던 것이다.
이제는 다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할아버님도 돌아가셨고 아버님도 하늘나라로 떠나신 지가 벌써 5년이 넘었다.
나는 공부하는 아들을 보면서 어려웠던 20대 젊은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힘들었어도 공부하던 그때가 좋았다. 젊음이 있었고 하고자 하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것이 인생의 소금이라면, 꿈과 희망은 인생의 설탕이다. 꿈이 없으면 인생은 쓰다." 바론 리튼의 말을 아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젊은 시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단다. 젊음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