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두부의 진짜 맛, 왜 지금의 두부와 다를까?
옛날 두부의 맛을 찾습니다.
두부는 단백질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그 원재료가 몸에 좋은 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두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먹지 않는 것도 아니다. 두부 음식이 나오면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정도로 생각한다.
아내가 "김치찌개에 두부를 넣을까요?"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넣지 말라고 한다. 그만큼 두부가 내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점심에도 직원과 순두부찌개를 먹었지만, 역시 두부의 맛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먹기만 했다.
왜 이렇게 몸에 좋은 두부에 관심이 없을까? 오랫동안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에 먹었던 두부의 맛 때문이었다.
100% 콩으로 만든 옛날 두부
콩을 물에 불려 맷돌에 갈아 콩가루를 만든 후, 끓여서 비지를 걸러낸 콩물을 응고시키면 두부가 된다. 두부는 콩 함량에 따라 서로 다른 두부식품이 되는데, 보통 연두부는 콩 함량이 7~15%이고 단단한 두부는 15~20% 정도다.
하지만 내가 어린 시절 먹었던 두부는 이런 일반적인 두부와는 달랐다. 콩이 거의 100% 들어간 두부였고, 그래서인지 부두 특유의 고소한 맛이 강했다.
어린 시절 내 입과 뇌에 각인된 그 오리지널 두부의 맛은 지금 시중에서 판매되는 두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식당에서나 집에서 두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코를 바짝 대고 후각을 총동원해도, 두부를 입에 넣고 한참 씹으며 미각을 자극하여도 그 옛날 두부의 맛과 향을 느낄 수가 없다.
고향에서의 두부 장수
어릴 적 우리 고향 마을에는 두부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이 있었다. 그 집에서는 큰 맷돌과 콩물을 휘젓는 장치 같은 기구를 이용해 두부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 가내수공업이었다.
두부를 만들던 남편은 등이 굽은 작은 체구의 아저씨였고, 아내는 천연두를 앓았던 듯 얼굴이 울퉁불퉁한 아줌마였다. 어린 나이에 정상적인 외모와는 다른 두 분을 보는 것이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아저씨가 왜 등이 굽었는지, 아줌마의 얼굴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자녀들은 모두 건강했고 친구들보다도 기골이 장대했다. 신기했다.
두부 아저씨는 불편한 몸으로 두부 판을 등에 지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두부를 팔았다. 그는 누런 종을 흔들어 딸랑딸랑 소리를 내어 사람들이 두부를 사러 나오도록 했다.
그 아저씨가 만든 두부는 콩 100%로 만들었기에 찰기가 남달랐다. 돼지고기 찌개에 넣어 끓이면 돼지고기보다 두부가 더 맛있었다.
사라진 옛 두부의 맛
하지만 아저씨의 가내 수공업은 허가 없이 운영된 것이었고, 결국 이 두부 공장은 불법으로 신고되었고 관청(구청이나 면사무소)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두부를 만드는 맷돌과 기구들을 압류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처음 압류당한 이후에 몇 차례 단속과 압류 그리고 해제를 반복하다가 결국 아저씨는 두부 만드는 것을 포기했다. 그 이후 나는 콩 100% 두부를 다시는 맛볼 수 없었다.
식당이나 집에서 두부 요리를 볼 때마다 고향의 두부 장수 아저씨와 아줌마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 집의 두부 맛이 생각난다.
그날이 올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그 옛날처럼 찰지고 쫀득하며 콩 냄새가 물씬 풍기는 두부를 직접 만들어 먹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