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운동은 서로 친밀한 관계
새해 들어 근무지를 옮긴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새로운 사무실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는 건 왜일까?, 이처럼 적응력이 떨어진 까닭은 새 사무실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읍소지에 위치해서 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이라도 출퇴근시간을 단축시켜 볼 요령으로 아침저녁으로 달리는 차들 사이로 경주하듯 막히지 않는 차선으로 옮겨가며 국도를 빠르게 운전하다 보니, 신경이 여간 쓰이지 않는다. 때문에 쉽게 피곤해지는 것 같다.
직장 초년생 시절에, 1시간 30분 넘게 시외버스를 타고 출퇴근했던 이후, 먼 거리 출퇴근은 30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그때야 팔팔한 20대 여서 장거리 출퇴근에 문제없었지만, 지금은 50대 중년이라 체력이 따라주지 않은 것 같다. 어찌하겠는가 세월을 탓할 수밖에
글쓰기만큼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도 없을 것인데, 퇴근해서 집에 오면 허기가 져서 배불리 먹는 저녁식사는 과식이 되어 졸음을 불러오고 집중력을 악화시켜 글쓰기에 상당히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졸린 눈으로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며 해찰을 떠는 동안에 아내는 퇴근해서 헬스장에까지 갔다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 10시가 가까워진다.
그때쯤 정신이 번쩍 든 나는 글쓰기에 쫓겨서 온 신경이 나 스스로를 괴롭힘에 난도질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 차려고 글쓰기 시작한다.
뒤늦게 어렵사리 글을 썼지만 오탈자는 물론이거니와 조사 불일치, 불필요한 문장, 앞뒤가 안 맞는 글구성 등의 오점 투성이의 글인 줄도 모르고 어떻든 오늘도 한 편의 글을 썼다는 것에 대해 안도하고 컴퓨터를 끄고 잠들지만, 당연하게도 다음 날 다시 읽어보면 영락없이 허점 투성이의 글과 대면하게 된다.
이런 과오의 원인은 집중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단언컨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올해처럼 엉망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
올 해와 지난해가 다른 점은 조깅을 매일 했냐는 것이다. 지난해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조깅을 했지만, 금년에는 간헐적, 선택적으로 운동하는 날을 자의적으로 골라서 하고 있다.
올 해와 지난해의 조깅과 글쓰기의 상관계를 비교해 보면, 운동은 정신력을 높여주고 집중력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조깅을 하고 안 하고는 글쓰기에 영향을 준다고 바야 할 것이다.
몸이 피곤하고 지치면 쉬고 싶어 지게 되는데, 얼씨구 잘됐구나 하며 이 핑계로 운동을 거르게 되지만, 운동하지 않는 날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 또다시 피곤해져 그 핑계로 운동을 거르게 되고,, 이렇게 반복되면 집중력이 떨어져 글쓰기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은 딱 하나 피곤해도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은 신체상태를 최적화하여 정신을 맑게 해 주고 집중력을 높여주어 그 맑고 밝은 개운한 정신으로 글을 쓴다면 글쓰기에 긍정적인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새벽 5시경 두꺼운 외투를 들고 거실로 나오는데 아내가 그 옷을 왜 들고 나오냐고 묻는다. 나는 조깅 간다고 말하니 아내는 새벽부터 힘 빼면 아침부터 힘들 텐데, 멀리 출근해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퇴근하고 조깅하는 게 어떠냐고 묻기에 아내 말이 일리가 있게 들려 내일부터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오늘 아침 운동을 거르는 것은 나와의 약속을 이기는 것 같아서 곧바로 헬스장으로 갔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가이며 일본 국민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일 달리는 이유는 아마 글을 꾸준히 쓰기 위함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