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은 인간의 본성!
인간은 게으르다. 게으른 존재로 태어났으니 부지런하라고 어릴 적부터 배우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근면하다면 구태여 근면을 가르칠 이유가 없다. 학교 교실 칠판 좌우에 쓰인 근면 성실이란 넷 글자가 눈에 선하다.
정리 안 된 아이 방에서 인간의 타고난 게으름을 알아차릴 수 있다. 치우라고 잔소리하는 엄마도 치친다. 심지어 군대 갔다 온 아들의 방도 엉망이다. 근면은 배우고 길러야 할 후천적 능력이다는 것을 망가진 초중고 학생 방이 증명해 주고 있다.
게으름이 인간 본성이다 보니 부지런한 사람이 흔하지 않다. 그래서 근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성품이다. 근면하다면 인생에서 절반은 성공한 사람이다. 근면한 사람은 인생이란 100미터 달리기 경주에서 50미터 앞서 출발하는 선수와 같다.
인간의 게으름은 확인해 주는 물건이 있다. 바로 냉장고이다.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아라. 먹다 만 음식부터 시작해서 오래된 식재료나 양념까지 언제 넣어 두었는지도 기억을 못 할 정도이다.
오죽했으면 냉장고 파먹기라는 용어가 등장했겠는가. 냉장고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정도로 여러 음식으로 꽉 차 있다. 어떨 때는 썩은 음식물이 나오기도 한다. 얼마나 오래 음식을 방치해 놓았으면 냉장고에서 썩은 음식물이 나온단 말인가. 게으른 결과이다.
근거 없는 맹목적 믿음에도 인간의 게으름을 찾아볼 수 있다. 현관에 신발이 가지런히 정돈하고 바닥을 깨끗하면 복이 들어온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회자되고 있다. 기복신앙 냄새가 풍긴다. 미신(迷信) 일 수도 있다. 인과 관계가 바뀌었다. 현관이 깨끗해서 복이 오는 것이 아니다. 현관이 깨끗이 할 정도로 부지런한 성품 때문에 일이 잘 풀러 잘 사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사에서 게으름이 마냥 나쁘게 작용한 것만은 아니다. 인간은 편리성을 추구한 결과 청소로봇처럼 게으른 문제를 해결해 주는 물건들이 꾸준히 발명되어 왔다.
방망이로 두들겨 빨래하기 귀찮아 세탁기가 나왔다. 걷기 싫은 인간은 자전거, 기차, 자동차, 비행기 등이 차례로 발명되었다. 기계 작동조차도 하기 싫어 자율주행자동차까지 실현될 참이다. 발명품은 인간의 게으름이 낳은 편리성이란 결과물이다. 게으름의 순기능이다.
하지만 개인의 발전에서 게으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들보다 뒤처질 뿐이다. 가진 것 없고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부지런하다면 여러 약점을 극복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최소한 절반을 달성한 거나 진배없다. 그만큼 근면은 가치가 있다. 헝그리 정신이 없는 요즘 그 가치는 더욱 빛이 난다.
그냥 부지런히 움직여라. 앞날이 훤할 것이다. 성공의 보증 수표가 근면성실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