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소망 사랑

작은 기쁨 큰 행복

kddhis 2023. 6. 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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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풀 깎기를 한참하고 있는데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더니 갑자기  예초기 칼날과 고정핀 등이 예초기 본체에서 이탈하는 뜻하지 않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순간 놀랬다. 위험천만이다.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어깨에 맨 예초기를 내려놓고 칼날과 고정핀을 찾았지만  작은 볼트를 찾지 못했다. 본체와 칼날을 고정하는 볼트가 없으면 예초기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아내와 10여분 가량 땅거미가 지는 시각에 밭 바닥 어디엔가 있을 볼트를 눈을 부릅뜨고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해는 저물어 가는데 볼트를 못 찾으면 그냥 철수해야 하고 이제 예초기를 사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조금 있다 아내가 볼트를  찾았다.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예초기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기쁨.

 

시계를 돌려 2시간 전 일이다. 풀 깎으러 밭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침대 받침대를 옮기는 젊은 부부가 엘리베이터 안에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이 비좁아 빈 공간 모서리에 서 있었다. 부부는 미안했는지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새 물건이라 버리기가 아까워서 당근마켓에 내놓았는데 찾은 사람이 없어 결국 버린다고 한다.

 

유심히 살펴보니 쓸만하다. 주말 농장에 갔다 놓으면 침대 받침대를 평상(앉거나 누워   있도록 만든 것)으로 사용하는데 안성맞춤이라 생각이 들었다. 예초작업을 끝내고 아파트에 돌아와 분리수거장에 놓여 있는 그 침대 받침대를 차 트렁크에 싣고 밭에 갔다 놓았다. 버려진 물건을 우리가 사용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밭 일을 하고 쉴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었는데  침대 받침대에서 휴식할 수 있게 되었다. 늦은 밤에 침대 받침대를 밭에  옮겨 놓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0시.

 

어쨌든 돈 안 드리고 침대 받침대를 얻어 기뻤다. 이런 소소한 작은 재미에서 행복을 느낀다. 행복을 거창하고 생각할 필요 없다. 작은 거라도 하루하루 기쁠 수 있다면 큰 것 한 방의 행복보다 낫다. 행복에도 지속성이 중요하다. 오늘은 작은 2개의 기쁨을 맛보았다. 이 정도면 오늘 행복하게 지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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