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과 학생이 지식을 주고받는 행동을 우리는 가르침과 배움이라고 표현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평가기준은 지식전달 능력, 즉 교수법(敎授法)이다. 교수법은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데 필요한 방법을 말한다. 이 능력에 따라 교사 실력이 판가름 난다.
교사, 학원강사, 교수 등 강의로 밥벌이하는 사람들은 교수법을 갈고닦아야만 이 바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학생이 이해 못 하는 강의를 계속한다면 퇴출되거나 그저 그런 교사로 교수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교육 카르텔(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수능 출제위원을 영입해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 수험생에게 판매 및 강의로 사교육을 부추기는 행위 등)과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으로 교육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정규과정에서 배우지 않은 수능 문제가 출제되기에 학생들이 킬러 문제 푸는 방법을 배우려고 유명 입시학원을 다닌다. 이런 사교육 혜택을 못 받는 학생들의 박탈감과 사교육비 해소, 공교육 정상화를 주문한 대통령 말씀에 사교육 카르텔을 뿌리 뽑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킬러 문항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입시학원에서는 가르칠 수 있고 학교에서는 못 가르치는 것을 말하자고 한다. 학원 일타 강사는 척척 킬러 문제 푸는 방법이나 요령을 이해하기 쉽게 학생 귀에 쏙쏙 들어가게 가르치는데 교사는 그렇게 못한다.
만약 교사가 학원 강사 정도의 교수법을 갖추지 못한다면 사교육 의존도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우수학생을 뽑고자 학생의 변별력을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고 또 다른 형태의 변형된 난해한 수능 문제(논술 등)를 출제할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학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비가 없어 학원에 갈 수 없는 학생들에게 수능은 공정하지 않다. 킬러 문항 배제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를 천명한 만큼 이번 기회에 사교육 카르텔을 철저히 뿌리 뽑겠다. “라는 정부의 주장이 허공의 메아리처럼 들린다.
교육제도가 바뀌어도 사교육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교육시장에 수요(수험생)와 공급(입시학원)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킬러 문항이든 중간 킬러 문항이든 일반 문항이든 학원에 가면 교수법에 능통한 일타 강사가 과목별로 학생들이 잘 이해시켜 점수를 올려주는데 학원 안 갈 이유가 없다.
유명 수학 일타 강사도 처음엔 잘 가르치는 선배의 강의를 듣고 배웠다고 한다. 교수법도 따라 배울 수 있는 영역이다. 교사들이 분발하기 바란다. 교사들이 학원 일타강사 수준으로 학생을 가르친다면 학생들이 학원에 의지할 필요 없고 사교육비 부담도 줄어 정부가 바라는 공교육 정상화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답이 있지만 풀지 못하는 이유는 공교육과 사교육의 각기 다른 특성 때문이다. 학교 선생님은 가르치는 실력이 좀 부족해도 걱정할 께 없다. 62세까지 정년이 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설학원 강사는 다르다. 시원찮은 강사는 생계에 위협을 받기에 킬러 문항도 잘 풀 수 있도록 학생을 가르치는데 힘을 쏟는다.
사교육 문제해결의 또 다른 걸림돌은 유능한 교사를 입시 학원에 뺏기는 교육환경 때문이다. 어떤 교사의 교수법이 출중하다면 유명 입시학원은 그 교사를 영입할 것이고 영입된 교사는 어마어마한 부와 인기를 거머쥘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논하기 전에 교육 관계자들은 사교육 영역과 공교육 영역의 특성과 상호 연관관계의 이해가 먼저이다. 무턱대고 모든 사교육을 악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이성적 행동이 아닌 즉행적 행동이다. 공교육이 학생들의 학업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을 사교육이 해결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 교육환경 고려 없는 교육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진단이 먼저고 해결은 그다음이다. 정부가 사교육 없이도 대학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하며 공교육 정상화를 천명하였다. 과연 교육당국은 복잡하게 얽힌 교육환경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0626143100022?input=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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