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척을 낚는 방법

우리가 탄 버스가 10시 40분쯤 결혼식장(옥수동성당)에 도착했다. 결혼식이 12시여서 1시간 넘게 여유가 있었다. 나는 동료들과 근처 카페에 갔다.

 

 

우리 4명은 커피를 주문하고 유리 원형테이블에 둘려 앉았다. 어딜 가든 앉으며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짧은 침묵과 함께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 중 직장생활 30년 경력의 자녀 둘을 키운 동료 A는 어렸을 때 큰딸에게 책을 읽어주어 효과를 보았는데 둘째 아들에게는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A의 말속에는 딸은 책과 친해서 공부를 잘했고 아들은 책과 거리가 멀어서 딸보다 공부를 못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30년 가까이 교육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A는 아이를 키울 때 학교 교무부장 선생님이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비결은 독서다.”라고 말했다고 하면서  A는 학생이 독해력만 있으면 이해력이 높아 어떤 과목이든 좋은 점수를 따는데 문제가 없다며 아이들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라고 말했다.

 

 

이렇듯 A는 독서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A는 그 좋은 독서를 하기 싫어하지 않는단다.  A뿐만 아니다. 우리는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데도 독서를 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와 핑계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책을 읽지 않는다. 그게 우리 인간이다.

 

 

기차역, 시외버스터미널,  공향 대합실에서 탈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99%는 의자에 앉아 목을 숙이고 핸드폰을 보고 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만약 그런 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았다면 당신은 별종을 발견한 셈이다. 공향 대합실에서 책 읽는 사람은 전도 유망한 청년임에 틀림없다. 그 사람이 미혼이라면 인생의 반려자로 낚아 체라. 틀림없이 월척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당신의 인생을 책임져 줄 능력 있는 배우자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