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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3. 12. 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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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에 대장암 건강검진 봉투 2개가 그 자리에 2개월 넘게 놓여 있다. 아내 검진표와 내 것이다. 국민건강보공단에서 대장암 검진을 받으라고 수차례 카톡문자를 보냈는데도 아직까지 우리는 검진표와 대변을 병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아내와 나는 올해 대장암 검진대상자다. 올 해가 2주밖에 안 남았다. 까딱하다가는 검진일 못 지킬 수 있겠구나 싶어 대변을 채취했다. 토요일 아침 부시시한 얼굴로 방에서 나온 아내에게 병원에 갈 거라고 말했다..

 

 

아내는 자기도 검진표를 내겠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하지만 대변이 원한다고 아무 때나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물었다.

"대변, 가능해요?"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식탁에서 검진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대장암 검진표를 병원에 갖다 줘야 겠다는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검진표와 대변 채취 비닐봉지가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밖은 눈바람이 휘날렸지만 금세 눈은 땅에 떨어져 녹아 도로가 미끄러워 보였다. 토요일 오전이라 거리가 한가해서 물먹은 도로사정에도 병원에 지체 없이 도착했다.

 

 

그런데 어딜 가나 주차가 문제다. 여기 주차장도 차로 꽉 차 있었다. 내차가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차에 있고 아내 혼자 검진표를 들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나는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주차하면 안 되는 빈 공간에서 비상 깜빡이를 켜고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청소하시는 분이 청소도구를 담은 손수레(핸드카트)를 밀고 오면서 이곳에 주차하면 안 된다는 표시로 나를 항해 손짓을 했다.(아마 그분은 나를 몰지각한 사람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주차장을 뱅뱅 돌면서 아내를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접수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연말이라 정기 건강검진을 받으려 온 사람들이 많아서 접수가 지체되었다고 아내가 돌아와서 말해주었다. 미루다가 미루다가 연말 2주 남겨놓고 이제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초등학교 방학숙제를 미루다가 개학에 임박해서 한 달 치 일기를 썼고 시험공부를 미루는 바람에 시간에 쫓겨 불안에 떨며 시험을 봤던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 고쳐지지 않았다.

 

 

취업도 미루고 결혼도 미루고 심지어 출산도 미룬다고 한다. 우리는 마감시간까지 미루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우리는 미루는데 뛰어난 선수인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투자에서는 그렇지 않다. 빨리 돈 벌고 싶고 주식투자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매매를 미루지 않는다. 즉 주변사람의 말을 듣고(또는 뉴스를 보고) 올라갈 것 같은 종목을 직관적으로 즉시 사고, 산 다음 조금 떨어지면 걱정돼서 파고 또는 올라가면 차액을 남기기 위해 즉시 판다.

 

 

이처럼 기다리지 않고 단타를 즐긴다. 그 결과 돈을 벌기는커녕 개인은 대부분 손해를 본다. 단타는 주식투자가 아니라 카지노에서 돈 내고 베팅하는 거나 다름없다.

 

 

이틀 전에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와 전화통화를 했다. 3년 전에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가격이 떨어져 아내(초등학교 선생님)에게 핀잔을 듣는다며 내게 하소연하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시장에 화폐가 계속 공급되기에 화폐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 한국은행의 통화량 M1, M2을 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화폐가치 하락은 라면, 밀가루, 시멘트, 짜장면, 콜라 등 상품(재화)의 가격을 올리고 인건비도 덩달아 오른다.(과거 라면, 짜장면값을 확인해 보시라.),  다 오르는데 아파트 값만 떨어질까?  지금은 고금리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을 뿐이다.

 

 

동료에게 해 줄 말은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아파트 값은 올라간다. 그냥 기다리면 된다. 동료와 배우자는 부동산 투자를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인생을 잘 살려면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미리미리 챙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반면에 투자에서 돈을 벌려면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다. 투자자는 버핏의 말을 새겨 들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돈은 인내심이 없는 사람에게서 인내심이 있는 사람에게로 넘어간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지금은 높은 물가 때문에 금리가 높아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 높은 금리로는 물가가 계속 높게 유지될 수 없다. 결국 물가는 떨어지고 금리 역시 떨어진다. 그때가 되면 부동산 가격은 올라간다.

 

 

정부는 인플레이션도 무서워하지만 디플레이션도 무서워한다. 경기가 망가지면 국민이 먹고살기 힘들어 나라가 망하기 때문에 정부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결국 경기가 안 좋고 디플레이션에 돌입하면 당연하게 순리대로 정부는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통화량이 더 증가하고 화폐가치가 떨어져 자산가치는 올라간다. 이것을 아는 자 만이 투자에서 돈을 벌 수 있다.

 

 

한국 통화량(M2) 증가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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