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우울하다. 왜 남을 배려하지 않는 걸까.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걸까. 사람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들먹이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천하는 이가 많지 않다.
컴퓨터 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는 청소한다면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찬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와 찬기가 확 몸을 휘감았다. 그래도 글을 써야 하기에 나는 의자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글쓰기는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아내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이다. 아내는 며칠 전에도 그랬다. 다시는 글쓰기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더구나 며칠 전부터 나는 감기 기운이 있어 몸 컨디션도 좋지 않다. 기침을 하고 잠을 설쳤다. 그걸 아는 아내가 내가 있는 방의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이 무슨 상식 밖의 행동인가
아내는 글쓰기 방해 공작을 연일 반복하고 있다. 아내의 행동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해서일까.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남이 무엇을 하던 상관없고 내 일이 우선이라는 본능이 발동한 걸까.
자기 맘대로 하지만 상대방은 일을 방해받고 짜증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 행동할 거면 역지사지 (易地思之)를 제발 들먹이지 말아야 한다.
남의 입장을 생각해 주지 않는 사람이 싫다. 나는 남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내를 탓할 것만 아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내는 청소하는데 도와주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내가 얄미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자기중심적인 동물이다, 배려는 상대방을 자신보다 먼저 생각하는 마음 자세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 않고 먼저 자신을 두고 그다음 상대방을 두는 자기중심적 우선주의로는 배려는 요원할 것이다.
내가 아내를 배려하지 않은 까닭은 글을 쓰는 작업이 아내가 청소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별수 없는 자기중심적 인간이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 배려 배려하지만 현실에서는 상대방보다 자신을 우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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