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부부가 건물을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아내가 앞서 가고 남편은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가 인도와 접한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로 가지 않고 아래쪽으로 내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방향을 틀었다.
뒤따라 가던 남편은 아내를 향해 큰소리로 말한다. " (이쪽으로 가지 않고).. 어디로 가는 겨?"
아내는 멈추지도 뒤돌아보지도 않고 남편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 더워서 그려 "
아내는 강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건물 반대편으로 나가고 싶어서 건물사이 통로를 우회한 것이다.
나는 노 부부의 말소리가 커서 이 광경을 보게 되었고 유심히 부부의 얼굴과 표정을 보게 되었다.
아내 얼굴은 험상궂었다. 온화한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 바도 없었다. 늙어버린 놀부 마누라가 환생하여 내 앞에 나타난 듯했다.
남편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남편이 따라 오든 말든 성큼성큼 앞서가면서 남편을 무시하는 말투로 정 떨어지게 대한단 말인가.
아내 못지않게 남편 얼굴도 험악했다. 세월의 고단함이 얼굴에 그대로 새겨졌다고 나 할까. 머리카락은 듬성듬성 빠졌고 정리가 안 됐으며 잔뜩 찌푸린 표정이었다. 세상의 모든 고난을 겪은 사럼처럼 보였다.
서로 간의 언행으로 판단컨대, 이 노부부는 40년이나 50년을 함께 살았을 것인데 부부간의 예의나 배려는커녕 이토록 서로를 막대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부부로 오래 함께 살았다고 해서 정이 더 깊어지는 것도 아니다.
부부는 이 세상에 태어나 서로 가장 가깝게 긴 세월을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서로 배려 못하고 정 주지 못한다면 이런 부부는 세상을 잘 못 산 것이다. 불행하게 산 것이다.
이보다 더 비참한 인생이 또 있을까. 그럴 바에 애초에 부부로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다. 다른 사람을 배우자로 만났어도 자신의 천성이나 심성, 품성이 바뀌지 않은 한 매한가지일 수도 있다.
따라서 타고난 천성이 부족함이 있으면 바른 심성이나 성품을 기를 수밖에 달리 방법 없다.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배움으로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배우자를 만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지 않겠는가.
신데렐라 같은 아내를 만나려면 본인이 백마 탄 왕자와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반대로 마찬가지다. 왕자를 만나고 싶으며 자신이 신데렐라처럼 마음씨 곱고 스마트해야 한다. 왕비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고 아무나 신데렐라를 아내로 맞지 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부관계는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혹 부부로 관계를 계속 유지되더라고 행복하지 않은 부부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위 70대 부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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