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쯤, 목이 따끔거려 잠에서 꼈다. 침을 삼키기가 곤란할 정도로 목이 부어 있었다.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침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따듯한 물을 마시고 다시 잠을 잦다.
잠깐 자다가 목아 아파 또다시 깨어났다. 목이 더 탱탱부어 침을 넘길 수가 없었다. 새벽 4시 30분경, 결국 아내를 깨웠다. "목이 부었어요. 목감기 약 좀 찾아봐요"
잠결에 내 말을 듣은 아내는 걱정이 되었는지 바로 거실로 나가 여러 의약품이 담겨 있는 약상자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아왔다. 인후통약과 항생제 각각 한 알을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잠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침을 맞이했다.
목감기 때문에 아침 9시까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끙끙거렸다. 다행히 간밤에 아내가 챙겨준 상비 약 덕분에 부풀어 올랐던 목이 가라앉았다.
아침밥을 챙겨 먹고 나니, 기운이 생겨서 늦었지만 출근하기로 마음먹고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집을 나섰다.
일단 사무실 가기 전에 집 근처 이비인후과에 들렸는데, 환자들이 대기실에 가득했다. 동네 이비인후과에 이렇게 환자들이 많은 것은 처음 보았다. 겨울철 감기 환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추측된다. 대기실이 비좁을 정도로 환자로 꽉 찬 풍경을 보고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간호사는 진료 접수를 하려는 나에게 오늘은 진료 예약이 끝났다는 김 빠지는 말을 해주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병원까지 꾸역꾸역 왔는데 진료를 받지 못하다니 허탈했다. 나보다 먼저 온 환자들이 많으니, 내 진료 차례가 올 수가 없음을 인정하고 병원을 나왔다.
사무실에 출근하여 사무실 근처 모 이비인후과에 전화해 진료 가능한 지를 문의하니. 오전 진료예약을 끝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비인후과에 환자 천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가는 것을 포기하고 약국에서 목감기 약을 사서 복용했다.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치료받고 약 처방받는 게 우리 일상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병원에 환자들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잘 마련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제도 덕이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비가 문제다. 다른 나라에 비해 환자 자부담 대비하여 국가(국민건강보험공단)가 부담하는 의료비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환자가 자주 쉽게 병원에 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아픈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과잉 의료서비스가 문제다.
약국에서 약 사 먹고 간단히 나을 수 있는 사람도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치료받는다. 즉 가계 소득에 따라 다양하게 주어지는 의료혜택으로 진료비, 치료비 그리고 약 값이 싸니까 병원에 간다. 이게 과잉 병원이용이며 과잉 진료다. 이것이 의료개혁이 하루빨리 추진해야 할 이유다. 안 그러면 국가가 부도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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