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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이 지옥 길이 안되길 바라며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5. 3. 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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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책을 읽다가 아차 싶었다. 집에서 출발해야 할 시간이 지난 것이다.  

 

 

보이는 대로 잡히는 대로 옥장에서 검정바지와 줄무늬 짙은 갈색 스웨터, 아주 작은 흰점이 골고를 썩여 있는 재킷, 짙은 갈색 방한복을 꺼내 입고 서둘어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틈도 없이 계단을 뛰다시피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엘리베이터도 맨 상층에서 내려올 줄 모르더만,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니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면 도로가 평상시 보다 막힐 것을 걱정하면서 급하게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와 차를 몰고 도로로 진입했다.

 

 

과연 도로에 차들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을 정도로 차량들이 길게 네거리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면도로에서 메인 도로로 끼어들어야 하는데, 과연 어떤 차가 양보해 줄까 싶었다. 만약 양보해 주는 차가 없다면 몇 번의 신호를 받아야 할 난감한 상황이 될게 불 보듯 뻔했다. 신호등을 기다리는 만큼 출근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고맙게도 마음씨 고운 흰색 세단 승용차 운전자께서 양보해 주어 메인 차선으로 진입해 네거리 신호등을 한 번에 통과했다. 이 도시에서 교통체증이 심한 곳으로 알려진 이 네거리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오늘 회의시간 8시 30분 정시에 회의실에 도착하려면 출근시간을 더 당겨야 했기에 속도위반을 하지 않으면서 전속력으로 차를 몰았다.

 

 

오늘따라 사무실 인근 도로가 왜 이리 막히는지, 길게 늘어 선 앞 차들을 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사무실 가는 길이 이 도로 밖에 없는 외통수 길이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8차선 도로 삼거리에서 3번의 신호등을 받고 좌회전하여 사무실 인접 왕복 2차선 이면도로로 겨우 들어섰다. 산 넘어 태산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이도로는 편도 1차선인데, 오늘따라 차들이 거북이처럼 느리게 달리고 있었다. 눈 때문에 차량들이 속도를 평상시처럼 내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들을 보니 펄펄 끓은 주전자의 뚜껑이 열리는 것처럼 짜증이 왕창 났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편도 1차선인 걸 앞 차량을 따라 나도 시속 20킬로도 채 안 되는 속력으로 달릴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사실 운전하면서 걱정된 것은 사무실 주차장 문제였다. 만약 주자창이 만차여서 주차할 공간이 없다면 크나 큰 낭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출근을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사실 주차 공간 부족 때문이었다. 사무실 주차장이 부족해서 늦게 출근한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멀리 떨이진 다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그곳으로부터 1킬로미터 정도를 걸어서 출근해야 한다. 이런 불행한 상황이 오늘 나에게  발생한다면 아침 8시 30분에 개최되는 중요한 회의시간에 늦을 수밖에 없었다.

 

 

하느님 맙소사. 기도하며 염불 외우는 심정으로 차를 볼고 가는 중에 심장이 쿵쾅쿵쾅 방아 찧는 소리가 들렸다. 잔뜩 긴장하면서 드디어 마침내 사무실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다행이었다. 하느님이 도우시고 부처님이 볼살 펴 준 덕에 내 차가 주차할 공간이 보였다. 남에게 뺏길세라 재빨리 주차하고 시계를 확인하니 아직 회의시간 까지는 오육 분이 남아 있었다.

 

 

여유 있게 출발하지 않은 내 잘못 때문에 출근 스트레스로 수명이 몇 시간 줄어들었을 것이다. 준비 부족 때문이며 독서에 푹 빠졌기 때문에 오늘 불안한 출근길이 되었던 것이다.

 

 

어쨌든 오늘 회의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으니 천만다행이었다. 앞으로는 수명단축하는 조급한 출근길은 피하기 위해 일찍 출근하는 버릇을 길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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