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손을 그릴 때 도화지에 연필로 쓱쓱 가볍게 선이나 곡선 등을 그리며 선과 선, 선과 곡선, 곡선과 곡선 등을 연결해 보면서 흐릿한 손 모양을 만든다. 지우개로 수정할 부분을 고치면서 손 모양을 조금씩 선명하게 그려 나간다. 수정이 거듭할수록 손 모양의 완성도가 높여진다.
글쓰기 과정도 이와 유사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떠오르는 대로 써 내려간다. 어법이나 어순, 맞춤법에 구애받지 말고 내 생각을 백지 위에 단어나 어절, 간단한 문장을 마구 적는다. 이것은 스케치에서 희미하게 그리는 기초 작업과 같다. 사실 글쓰기에서 이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글의 생명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다음 단계는 모두 수정 작업에 불과하다. 즉 퇴고(推敲)가 해결해 준다. 그러하니 글쓰기의 시작은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폭포처럼 쏟아내야 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써라. 그다음 쏟아낸 단어나 어절, 간단한 문장을 어법이나 어순에 맞게 수정하고 재배열하여 확실한 문장을 만든다.
완성된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여 문단을 만든다. 그리고 여러 문단을 글의 흐름에 맞게 논리적으로 배열한다. 이렇게 쓴 초안 글에서 문장이나 문단을 추가하거나 삭제, 수정 그리고 재배치를 통해 글의 완성도를 높여 간다. 이런 방법으로 글을 쓴다면 누구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이 글쓰기의 정석이다.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게 글쓰기이다. 어떤 분야든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 1층, 2층을 만들지 않고 어떻게 10층짜리 건물을 완공할 있겠는가. 1층부터 2층, 3층..., 순차적으로 층수를 올려야 마침내 10층 건물을 짓을 수 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연습하고 경험이 쌓이면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고 또한 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유명 작가들도 이런 수정 과정을 걸쳐 대작을 썼다. 세계적 소설가 헤밍웨이는 “초고는 걸레다.”라는 말로 글 수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하고 힘찬 글로 유명하며 1954년에 <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그러니 초보자가 글쓰기 수정작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단박에 좋은 문구이나 완벽한 문장을 쓰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퇴고(推敲) 횟수가 많을수록 멋진 글을 만날 확률이 높다. 전문 작가도 다르지 않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수정하고 고치기를 반복하여야 글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글도 노트에 낙서하듯 쓴 단어와 어구, 문장들을 모아서 초안 글을 만든 다음 몇 번의 수정작업을 걸쳐 완성한 글이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 전문작가도 처음에 이렇게 시작한다.
글쓰기 실력은 요행이 없다. 써본 만큼 쓸 수 있고 쓴 만큼 실력이 느는 게 글쓰기다. 성공은 수고의 대가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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