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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것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3. 10. 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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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눈이 충혈됐어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예, 아침에 책을 읽어서 그런가 봐요."  눈꺼풀을 깜빡여 눈을 달래며 아내를 따라 출근길을 나섭니다. 이번만이 아닙니다. 아내는 자주 내 눈이 충혈되었다는 말은 합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책을 읽고 난 후에 듣는 아내의 지적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책을 읽고 나면 눈이 쉽게 피곤해집니다. 시력이 약한 데다가 책을 오래 봐서 더 눈이 나빠진 탓입니다. 2년 전에 개인병원과  대학병원 안과에서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특별히 처방해 줄 게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는 눈이 피곤해도 절대로 책 읽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어떻게 들인 독서습관인데 책 읽기를 멈추겠습니까.

 

 

2018년 4월이나 5월경에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책을 읽을 때가 생각납니다. 식탁 의자에 앉아 <사피엔스>를 읽었는데 지루해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몸을 비틀고 발가락을 곰지락거리며 마룻바닥에 문지르고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힘들면 일어서서 책을 보았습니다. 더 참을 수 없으면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랜 시간 책을 읽는 게 엄청 고역이었습니다. 한 동안 몸을 비비 꼬며 계속 책을 보았습니다. 책을 읽을 때 얼마나 마룻바닥에 발가락을 문질러 냈던지 발가락이 까져 피멍이 들고 발톱이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책 읽는 게 고통이었습니다. 

 
 
이번에 독서습관을 안 들이면 내 생에 영영 책하고는 가까워질 수 없을 것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책을 잡아먹을 듯 삼킬 듯 읽고 또 읽었습니다. 

 

 

아파트 놀이터 벤치에서, 차에서, 가로등 밑에서, 병원에서, 설 추석명절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어딜 가든 책을 읽을 수 있는 조건이면 꼭 책을 읽었습니다.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악착같이 죽기 살기로 한 권  두 권 책을 잡아먹었습니다.

 

 

독서 노트 표지에  "읽어야 산다."라는 글씨를 써놓고 나  스스로에게 책 읽기를 독려했습니다. 책 읽는 긴 시간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어느 정도 책과 친숙해졌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그래도 종교가 없더라도 믿는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서슴없이 "독서를 믿는다."라고 말하겠습니다.

 

 

독서만이 살 길입니다, 독서는 내 인생을 밝혀줄 등대이며 나의 삶을 이끌어 줄  동아줄보다 든든한 강철을 입힌 밧줄이라고 저는 철석같이 믿습니다.

 

 

사실입니다. 제가 믿을 것은 기독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 아닌 독서입니다. 종교를 가지신 분에게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나를 구제해 줄 자는 예수도 부처도 무슬림도 아닌 독서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으로 부와 명성을 얻은 빌 게이츠는 " 자신을 만든 것은 하버드도 미국도 어머님도 아닌 자기가 살던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다." 며 "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습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독서의 가치를 말하는 건 시간 낭비에 불과합니다.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나는 외출 수 있습니다. 믿을 것은 오직 독서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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