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못처럼 직장에서 회식이 있었다. 푸짐한 소고기와 낙지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소주와 맥주가 곁들여진 만찬장이었다.
하지만 저녁 회식은 나에게 반갑지 않은 지루한 이벤트일 뿐이다. 술을 못하기 때문이다. 술을 공짜로 사준다 해도 나는 반갑지 않다.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한 회식은 9시가 되어서 끝났다. 술 못 마시는 나에게 술자리 2시간 30분은 지루한 시간일 뿐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때대로 휴대폰을 보며 회식이 끝나기를 학수고대하며 재미없게 기다렸다.
회식자리에서 애주가가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는다. 그들은 대체로 말을 많이 한다. 특히 애주가가 술에 취하면 안하무인이 되기 쉽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은 천하무적이다. 한마디로 회식자리에서 술 취한 사람에게 세상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다가 술기운에 엉뚱한 용기까지 생겨 잘못하면 싸움까지 일으킨다. 즉 술이 사람을 용감하게 만드는 특효 약처럼 그 효과가 대단하다.
반면 나처럼 술을 못하는 사람은 회식자리에서 말이 없고 안주만 축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기 쉽다. 회식은 술 못하는 나에게 지루함 그 차제다. 오늘 저녁 회식 역시 그런 시간이었다.
회식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10시. 얼른 손발을 씻고 컴퓨터 앞에 앉자 문장을 만들고 있다. 만약 오늘 회식이 없었다면 글 쓰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을 것이다. 더 이상 아쉬워할 시간이 없다. "일단, 글을 쓰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회식은 글쓰기의 방해꾼이며 적이다. 오늘 저녁처럼 반강제적인 회식자리에 이제 더 이상 가지 않겠다. 하지만 직장인이기 때문에 이 약속이 지켜진다는 장담은 못하겠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술 못하는 나에게 가능한 피해야 할 자리가 술과 함께하는 저녁식사다.
애주가들은 회식자리에서 술 못 먹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비애주가에게 술자리는 고통의 시간에 가깝다는 것을 애주가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며 정말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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