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장맛처럼 묵혀 놓은 글

 

우연히 컴퓨터에 저장해 놓은 예전에 생성한 파일이 열어 보았다. 그중 하나의 파일에 수많은 글이 저장되어 있었다. 그 파일 이름은 “대반전”이다. 나의 닉네임을 따서 붙여놓은 파일명이다. 이 파일에 담긴 글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

 

 

2015년 처음 주식투자를 하자마자 경제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투자에 도움이 될까 싶어 모아 놓았던 투자 관련 신문 사설, 기고문, 인터뷰 기사 등의 자료가 들어있는 대반전 파일이다.

 

 

한 번 읽고 버리기 아까워 저장에 놓은 자료인데 그 후 이 파일을 잊고 지냈다. 그중 하나의 글을 읽어보니 주식투자의 기본을 알려주는 통찰이 담겨 있었다. 출력해서 종이로 간직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글을 프린터 했다.

 

 

이 글은 파이낸셜 신문사에서 2018년 8월 16일,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다. VIP자산운용사는 2003년 서울대 4학년이었던 최준철과 김민석 두 학생이 차린 투자 자문사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장기적 ‘소유’ 개념으로... 가치투자 추구“란 제목으로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준철 대표는 "가치투자를 하려면 장기적 낙관론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주식을 가진다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소유'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위 '단타로 치고 빠지는' 투자법보다 기업과 함께 오래간다는 마음으로 주식을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투자' 철칙이다.

 

최 대표가 이러한 철학을 가지게 된 데는 유년 시절 '콤플렉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우리 집은 산꼭대기에 있었고 친구들은 운전기사가 함께 하는 그런 집에 살았다. 어린 시절 심한 빈곤감과 콤플렉스를 느꼈다." 

 

최 대표는 "친구들의 집과 우리 집은 무엇이 다를까"라고 고민했다며  "결론은 친구들의 집은 생산수단인 공장을 소유했고, 우리 집은 우리 아빠가 생산수단이었다.

 

그때부터 꿈은 ”생산수단을 갖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좋은 생산수단은 기업"이라며 "그 기업을 쉽게 갖는 방법은 주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말했다.

 

 

이글의 핵심 문장은 “최 대표의 친구들의 집은 생산수단인 공장을 소유했고, 최 대표의 집은 아버지가 생산수단이었다.”,  생산수단의 소유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최 대표는 깨달았다.

 

 

최 대표는 주식투자란 기업의 주식을 사고파는 투자의 개념보다는 기업 자체를 소유하는 주주개념으로 투자 마인드를 일찍 갖고 있었다.

 

 

최 대표의 주장은 당연한 말이다. 주식 소유자는 기업의 주주이기 때문이다. 꾸준히 수익을 내고 성장하는 기업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 주식투자의 기본자세다. 

 

 

워런 버핏도 다음과 같은 말로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코카콜라처럼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훌륭한 기업의 주식은 기업에 문제가 없다면 영원히 팔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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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또 하나의 파일이 눈에 들어왔다. 파일 이름은 “글쓰기”이다. 2009년 이전부터 이 파일에 불규칙적으로 일기를 썼다. 문득문득 떠오른 상념을 토해낸 글들이다.  2009년 12월 8일에 쓴  "비상하다"라는 글도 그중 하나다.

 

 

飛上하다.                        2009.12.8(화) 아침

 

저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나는 날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난 오늘도 날갯짓을 멈추지 않고 하늘을 향합니다.

 

눈보라 치고 먹구름이 온 천지를 뒤덮을 때조차도

하늘을 향한 나의 날갯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飛上이 방해받을지라 飛上의 동력은 식지 않습니다.

 

인내에 열성을 더하고 더해 飛上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飛上은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정상에 오른 그날, 수고했다고 나 자신을 힘껏 안아 줄 겁니다.

 

 

 

과거에 쓴 글을 읽노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때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 싶어요. 이글  “비상하다.”도 그런 글 중 하나이다.

 

 

그 당시에도 저는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고 싶은 자유를 갈망했나 봅니다. 지금처럼 말이지요. 추억은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예전에 쓴 글이 마음에 와닿네요. 묵은 장맛이 맛있다지요. 묵은 장맛처럼 묵혀 놓은 글이 멋있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