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화면에 커서(cursor)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깜빡거리고 있다.
커서(cursor)가 바탕화면 맨 위쪽 왼편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재자리에서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하고 있다. 왜 그럴까.
커서는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에서 정보나 신호의 입력 위치를 나타내는 표시이지 스스로 움직이지는 못한다. 키보드나 마우스에 의해서만 커서는 움직인다. 커서는 이처럼 수동적이다.
글 쓸 때 제일 먼저 글쓴이가 마주치는 것이 커서다. 보통 입력자는 커서를 의식하지 않고 키보드에 표시된 기호를 입력한다.
하지만 준비 없이 무작정 글 쓰려고 모니터 앞에 앉을 때면 한참을 깜빡이는 커서만 쳐다볼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좀처럼 손가락이 키보드로 문자를 만들어 내지 못하니 커서가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이다.
생각이 손으로 전달되어 열 손가락이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해야만 커서가 움직이면서 여러 글자를 하얀 바탕화면에 그려 낸다.
달리 표현하면 뇌에서 생각이 손으로 전달되고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려 문자가 입력되기 시작하면 그때 서야 비로소 바탕화면에 놓여 있는 커서가 움직인다.
결국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생각이다. 생각이 나지 않으니 커서만 뚫어지게 쳐다보게 된다. 이런 사람을 가리켜 준비 안 된 게으른 아마추어 작가라고 한다.
그러하더라도 오랫동안 커서를 보지는 않는다. 일단 글이 써지기 시작하면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커서를 의식할지는 몰라도 커서는 글쓴이의 관심 밖의 존재가 된다.
작가는 오직 무엇을 쓸 것인가. 생각을 어떤 낱말과 문장으로 표현할까에 집중하게 되어 커서가 움직이지만 작가의 의식에서 커서는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이때가 작가가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는 순간이면 시간이다.
글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키보드를 짜증 나게 두드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마치 원고지에 글을 쓰다가 글이 잘 써지지 않으면 원고지를 쭈글쭈글 둥글게 말아서 방바닥에 내팽개치는 행위와 같다. 원고지나 키보드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커서나 키보드 때문이 아니라 생각의 부족 탓이다. 그럴 때는 잠깐 모니터를 떠나 산책하고 돌아와 다시 글을 쓰는 게 상책이다. 커서는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형체일 뿐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란 사실을 잊어서 안 된다.
챗 GPT에게 물어봤다.
질문 : 커서는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다. 맞나요?
GTP : 아니요, 커서는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가 아닙니다. 커서는 컴퓨터나 디지털 기기에서 사용자 입력장치(마우스, 키보드등)를 통해 이동시키는 화면상의 표시입니다. 사용자의 생각을 직접 읽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입력장치를 조작하여 커서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질문 : 그러니까 맞지요. 인간이 사용자이고 사용자가 생각을 하니까요.
GTP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입력장치를 조작하는 사용자의 생각과 의도에 따라 커서가 움직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는 사용자가 입력 장치를 통해 커서를 제어하는 것입니다.
질문 : 제어자가 누굽니까? 입력자가 아닙니까? 입력자의 생각이 곧 커서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닙니까?
GTP : 맞습니다. 제어자는 입력자인 사용자가 맞고, 사용자의 생각에 따라 입력장치를 조작하여 커서를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 따라서 "커서는 사용자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챗 GTP는 "커서는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다."라는 질문에 처음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사용자가 입력장치를 조작해서 커서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킨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챗 GTP는 제어자가 사용자이기에 "커서는 사용자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표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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