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사진 속의 내 얼굴이 핏기 없는 몰골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면 나는 사진 속 메마른 얼굴을 똑바로 보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피한다. 왜냐고? 사진 속 앙상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이처럼 살면서 얼굴이 뻔할 날이 없었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그 얼마나 몸부림쳤던가. 한마디로 애를 쓰고 속을 태우며 초조한 50년을 살았다.
가진 것, 배운 것, 특별한 능력이 없었기에 인생이 두렵기도 했고 걱정도 되었다. 세상을 알기 시작한 20대부터 그랬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모르게 노력도 무지했다. 하지만 능력이 받쳐주지 않았던지, 아니면 운이 따라 주지 않았던지 간에 바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았다.
요즘 새벽에 한두 번 잠에서 깬다. 그러나 다시 잠들지 못하고 힘들었던 지난 일들이 떠올라 잠을 설친다.
돌아보면 별거 아닌 인생인데, 왜 그렇게 안달복달하면 살았는지 후회도 된다. 다 내 무지와 부족함 때문이다.
이제는 아쉬움도 두려울 것도 없다. 걱정한다고 인생이 나아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을 믿으면 지금에 감사하고 소박하게 살련다. 온몸에 짊어진 쇠덩이를 내려놓고 편히 지낼 참이다.
이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영원한 친구 격인 독서와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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