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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망가트린 예상치 못한 사건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5. 3.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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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늦게까지 잘 작동되던 컴퓨터가 오늘 아침에 모니터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기계 조작에 둔한 나는 다급하게 아내를 불렀다.

 

 

달궈진 고대기로 뷰티 나게 머리를 꼬물꼬물 말고 있는 아내는 나의 요청에 PC전원을 켜보기도 하고 꺼보기도 하면서 본체와 연결된 전선들이 잘 끼워져 있는지 확인하는 등 나름 고쳐보려고 용을 썼지만, 한 번 나간 모니터 불은 끝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기계 조작에 능숙한 아내조차도 컴퓨터를 고치지 못했다.

 

 

모니터 수리에 실패한 아내는 둘째 아들에게 부탁해서 고쳐보겠노라고 말하고 출근해 버렸다. 나는 매일 아침에 전날 글을 수정하는 작업을 씁쓸하게 포기하고 맥이 빠진 채로 집을 나섰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보니, 컴퓨터방에만 불빛이 있고, 나머지 모든 등이 꺼져 있어 집 안이 어두웠다. 불이 켜진 방에서 둘째는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둘째 아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 방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아마 작동되지 않는 컴퓨터를 고치는 있는 아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눈에 선했다.

 

 

아내의 부탁을 받은 아들은 고장 난 컴퓨터와 고치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두고 한 판 겨루고 있는 것처럼 온 힘을 쏟고 있을 것이다. 숨소리도 그 어떤 잡음도 없이 집안이 고요했다.

 

 

내가 집에 들어온 지 20여 분 후에, 아내도 퇴근해서 합류하여 컴퓨터를 이리저리 만져 보면서 고쳐보려고 아들과 함께 애쓰고 있었다.

 

 

 

이런 모자 (母子)의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아내와 아들, 둘 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경력을 믿고 불이 들어오지 않은 모니터쯤은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고쳐질 거라는 기대는 흐릿해지고 못 고칠 것 같은 생각으로 변해 같다.

 

 

그로부터 1시간가량 지나, 결국 컴퓨터가 작동될 거라는 기대를 접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몸이 지치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데, 오늘 월요일 아침부터 독서하고 출근해서 종일 보고서를 읽어서 그런지 몸도 눈도 피곤했다. 고장 난 컴퓨터를 핑계로 오늘 글쓰기를 건너뛰고 잠을 자버렸다.

 

 

매일 글을 쓴다는 나와의 약속을 저버린 씁쓸한 하루가 된 것이다. 이런 날은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을 뿐더러 잘못을 저지를 죄인처럼 괴로운 날이 되고 만다.

 

  

갑자기 예고 없이 컴퓨터가 고장 난 것처럼 우리 삶에도 불현듯 예상치 않은 일들이 끼어들어 당초 계획을 엉망으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그러면 계획이 뒤틀리고 원래 계획대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된다.

 

 

오늘이 그런 날 중에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고장 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날이었고 그로 인해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내와 아들은 망가진 컴퓨터를 수리하기 전에 PC모니터에 노트북을 연결해 글을 쓸 수 있도록 컴퓨터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도 컴퓨터 전공자 아내와 아들은 임시방편으로 내가 블로그에 글 쓸 수 있는 PC 작업환경을 마련해 준 것이다. 역시 전공자가 비전공자보다 낫다.

 

 

예기치 못하게 컴퓨터가 망가져서 오늘 하루 글쓰기를 빼먹었지만. 아내와 아들의 도움으로 블로그에 계속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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