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정면 TV걸이 위치에 책장이 높여 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가지런히 꽂아져 있다. 200권이 넘는다. 6년 전부터 읽었던 책들이다. 이 책들은 거실에서 나를 항상 반긴다. TV 없어도 책이 있어 즐겁게 지낸다. 고마운 친구들이다.
집에 또 다른 책장이 있다. 오래된 책장이다. 작은 방에 놓여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입했다. 25년쯤 된다. 책장에는 전공책, 영어 시리즈책 그리고 일반도서가 썩여 있다. 전공서적과 영어책을 빼고 거의 읽지 않은 책들이다. 이사할 때마다 불편한 짐일 뿐이다. 그래도 아까워 버리지 못하고 있다.
거실 책장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작은 방 책들을 볼 때면 미세한 죄책감을 느낄 때가 간혹이다. 사놓고 읽지 않아서 이다. 게을러 책을 읽지 않았던 과거 나와 대면하고 싶지 않은 게 진짜 이유이다.
지금은 다르다. 이 많은 책들을 읽었단 말인가.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진다.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나기라도 하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그때는 너무나 행복하다. 이런 귀한 책을 읽을 수 있어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주문한 책 상자를 뜯어볼 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람이 바뀌었다. 책 읽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던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50년 넘게 책과 담을 쌓고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독서 예찬론자가 되었다. "나"라는 존재를 '독서하지 않는 나'와 '독서하는 나'로 구분 짓을 수 있다. 늦게나마 책 읽는 습관이 들어서 천만대행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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