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 주는 비가 오락가락한다. 식당 들어갈 때 햇볕이 쨍쨍했는데 밥 먹고 식당을 나서니 장대비가 내린다. 날씨 변덕이 심하다. 우산이 없이 쫄딱 비 맞고 사무실로 들어갈 판이었다. 혹시나 해서 가져온 우산 하나가 살렸다. 한 분이 그 우산을 쓰고 사무실로 가서 우산 네 개를 가져왔기에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했다.
점심때 다녀간 소나기는 자취를 감췄다. 방심도 잠깐, 맑은 하늘에 검은 구름이 갑자기 나타나 비를 다시 쏟았다. 하루 종일 비가 왔다 간다 한다. 저녁을 먹고 건물 밖을 나가는데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웅성거린다. 나도 따라 하늘을 본다. 하늘에 반원 모양의 선명한 무지개가 떠 있었다. 무지개가 뜨려고 비가 오락가락했던 것일까, 어린 시절 소나기가 내린 후 무지개가 뜬 것을 보았기에 하는 말이다.
또렷하게 하늘에 걸쳐 있는 무지개이었다. 아치형 쌍무지개는 사람들 시선 끌기에 충분했다. 바로 핸드폰을 들이대고 2 커트 찍어 동료 단톡방에 사진을 날렸다. 바로 반응이 왔다. 예쁘다, 엄지 척, 하트, 멋져요... 아내에게도 보냈다. 연락이 왔다. 아내가 찍은 무지개 사진으로 답장을 보내왔다. 아내 사진이 더 멋있다.
아내는 쌍 무지개는 행운을 불러온다며 자기는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아내가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 모르겠다. 묻지 않았다. 나도 소원을 빌었다. 글 잘 쓰게 해달라고 글감이 잘 떠오르게 해 달라고 무지개에게 빌었다.
돈, 명예, 성공 등 더 큰 소원이 많은데 하필이면 글 잘 써달라고 빌었을까. 특별한 이유 없다. 요즘 머릿속에 온통 글쓰기로 가득 차 있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일어나자마자 어제저녁에 썼던 글을 수정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자기 전에 초벌을 쓰고 잠자리에 든다. 글쓰기로 시작해 글쓰기로 하루를 마친다. 로또처럼 허황된 바람이 아니기에 소원을 들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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