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게 인간입니다. 한창 잘 나갈 때 거칠 것 없이 행동하지만 물러나야 할 시기가 온다는 사실을 잘 나갈 때는 모릅니다. 죽음의 종착역 중간중간에 불현듯 불행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교만하고 잘 난 체 하는 게 인간입니다. 잘 난 체 해 봤자 유한한 인간이며 권력도 한때입니다. 잘 나갈 때 조심하고 겸손해야 하지요. 다음 이야기는 얼마나 직장인이 현직에 애착을 갖는지를 보여주는 실제 사례입니다.
엊그제 젊은 동료가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징계위원회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하였습니다. 동료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기에 더욱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조직의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온종일 기분이 찜찜하고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동료는 직장을 목숨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직장인의 비해입니다. 이 동료는 스스로 독립할 수 없는 직장인이기에 더욱 직장에 목숨 거는 것입니다. 자립을 못한 직장인의 죄입니다. 이 직장 말고 다른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조금은 태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직장인은 우물 안 개구리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 직장 환경에 젖어 그곳 아니면 죽는 줄 암니다. 다른 일을 생각 못하지요. 얼마나 다양한 직업이 많은데 꼭 그 직장에서 정년까지 보내라는 인생 규칙은 없습니다.
고위공직자가 퇴임식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들었습니다. 그분은 현직에 있을 때 호탕하고 업무능력보다 대인관계로 그 높은 자리에 오른 경우인데 퇴임식날 서럽게 울었다고 합니다. 영원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이 행동하던 공직자였습니다. 막상 그 자리를 떠나려니 설움이 눈앞을 가렸던 것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해서 울었을까요. 아니면 다시는 조직에서 권력을 부릴 수 없어서 눈물이 흘렸을까요. 눈물을 쏟은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분은 때가 되면 퇴직하게 되고 그 자리를 떠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설사 알았어도 퇴근 준비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주 가는 칼국수 식당이 있습니다. 신혼 때 남편이 직장을 그만뒀기에 아내가 서울로 올라가 칼국수 레시피를 배웠다고 합니다. 몇 날을 여관에서 기숙하며 배웠다고 합니다. 그 후 40년 넘게 한 곳에서 부부가 칼국수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줄 서는 소문난 맛집이 되었습니다. 자녀도 훌륭하게 키웠고 돈도 많이 벌어 건물도 사고 토지도 사서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젊어서 직장 그만둔 것이 전화위복이 된 것입니다. 직장인으로 정년 퇴직한 것보다 낮지요.
지금은 나이가 70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래도 퇴직이 없습니다. 친구들은 은퇴해서 할 일 없이 지내는데 이분은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어엿한 사장입니다. 재료가 떨어지면 식당문을 닫을 정도로 배짱 장사를 합니다. 자기 건물에서 장사하니 임대료도 나가지 않습니다. 매일 현금이 들어오는 알짜베기 사업체입니다. 알부자가 따로 없습니다.
직장인은 조직에 의존하기에 자립심이 약합니다. 조직이 직원을 보호해 주는 셈이지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자립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퇴직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습니다. 퇴직이 걱정되면 현직에 있을 때 게으름 피우지 말고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임박해서 준비하면 늦습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그럼 퇴직이 두려운 게 아니라 기다려집니다.
자영업, 사업가는 직장인과 다릅니다. 처음에는 실력이 부족해서 자리 잡기까지 애를 먹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실력이 뒷받침되고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그때부터는 직장인을 앞서 갑니다. 밥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을 정도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들은 퇴직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립한 결과입니다.
끝으로 한마디만 보태자면, 어려움이 닥쳤다고 모든 게 끝이 아닙니다. 어려움은 멈춥니다. 집중 호우가 와도 이내 폭우는 그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어도 시간 지나면 사라집니다. 그때까지 버티고 살 길을 찾는 게 현명한 처사입니다.
하지만 가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합니다.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직장인들을 뉴스에서 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해결 방법이 있고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간이 나약하지만 스스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역시 인간입니다. 겸손하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우는 자세를 살아가면 됩니다. 어떨 땐 "아니면 말고" 정신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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