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을 들어서면 가족사진이 먼저 눈에 띈다. 거설 통로 벽과 각 방에도 아이들 초중고 시절 사진이 걸려있다. 이것도 부족해 여기저기 탁자에 조그마한 스탠드 액자 사진이 놓여 있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사진 숫자가 상당하다.
지난주, 수년만에 모처럼 사진을 인화하여 식탁 맞은편 벽에 가족사진 3장이 연이어 끼워진 흰 액자를 걸어 놓았다. 집안분위기 연출에 성공한 듯하다. 아무것도 없는 밋밋한 벽보다 훨씬 낫다.
여행지에서 유독 사진 촬영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고 하면서 랜드마크나 괜찮은 풍경을 보면 감상은 뒷 전이고 사진 촬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가끔 본다.
"남는 게 사진 밖에 없다."란 의미는 "현재 모습이나 추억을 붙잡아 놓을 수 있는 것이 사진이다."라는 다른 표현이다. 훗날 옛 추억을 떠올리고 자신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게 사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백일. 돌사진부터 유아, 입학, 졸업, 결혼, 영정사진을 집안에 진열해 놓는 이유다.
에세이나 일기로도 추억을 담아 놓을 수 있다. 살아가면서 느낀 소감, 감흥을 글로 써 놓은다면 이것이 나의 기록이고 나의 역사가 된다. 더 전문성을 띠면 자서전이 될 수도 있다. 글은 언제 어디서나 추억뿐만 아니라 생각과 느낌 그리고 타인의 이야기까지 함께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은 직접 자기 이야기나 생각을 글로 남기지 못한다. 이런 분만 안타까운 것이 아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알지만 정작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들 역시 자기 글을 남기기 어렵다. 글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사진은 눈으로 사물이나 풍경을 쉽게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세밀한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있다. 하지만 글은 구체적으로 여러 느낌이나 생각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사진으로 옛 추억을 담아 놓는 것도 좋지만 사진과 함께 에세이를 곁들여 드린다면 실감 나고 보다 많은 자신의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책 한 권은 써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한 전문 작가가 있다. 그분이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택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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