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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새벽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3. 9. 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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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 예초기를 챙겨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대추밭 예초작업 하는 날입니다. 소리도 소음도 없는 적막한 산아래 대추밭에 도착한 시간은 6시(일출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출발), 풀벌레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생명도 자고 있는 모양입니다.

 

 

해뜨기 전에 작업을 마쳐야 하기에 트렁크에서 예초기를 켜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8월 잦은 비로 습한 밭은 잡풀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 덕에 이름 모를 풀들의 천국입니다. 특히 풀 넝쿨이 무성하게 번식하여 대추나무를 칭칭 감고 있었습니다. 풀 넝쿨은 예초하기 곤란하게 만든 주범입니다. 넝쿨 때문에 예초작업이 만만치 않겠구나 싶었습니다.

 

 

플과 넝쿨에 예초기 칼날을 들이대어 가차 없이 베었습니다.  스트레스를 온통 잡초에 화풀이했습니다. 그렇게 예초기를 어깨에 메고 1시간 30분가량 풀과 씨름하는 사이에 해가 떠올라 작업 마칠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작업을 중단하고 가져온 바나나와 생수를 먹고 마셨습니다. 꿀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충 손발을 씻고  서둘러 대추밭은 떠났습니다.

 

 

집에 들어왔는데 아직도 아내는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지 집안이 조용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두새벽  깊숙한 적진에 침투하여 1시간 만에 쥐도 새도 모르게 특수 임무(예초작업)를 완수하고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특수공작원)

 

 

주말농장 때문에 육체가 힘들고 고달프지만 얻는 것도 있습니다  우선 단순노동으로 정신노동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습니다. 머리를 식히는 방법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오직 풀 베는 단순 반복작업은 혼잡하고 번잡한 일상을 잠깐 이탈하는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쾌적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에 고마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무 자르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기업 회장들이 전지가위로 정원수를 손질합니다. 철학자들은 산책을 좋아합니다. 영화 <문재인입니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고랑을 파 밭을 일구고 꽃을 심으며 묵묵히 잡초를 뽑으며 상념에 잠긴 장면이 나옵니다. 이러한 단순한 반복작업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행동이 아닐까요. 

 

 

가끔 땀나는 단순노동을 해 보세요. 에어컨 돌아가는 시원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도 들것입니다. 인간은 비교를 하면서 행복 또는 불행을 느낀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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