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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따라 떠오른 옛 추억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3. 9. 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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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비가 내린다가을 비다. 자동차 타이어가 빗물을 밟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비 때문일까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우울증 환자의 기분이 다운되기 딱 좋은 날씨다.

 

 

아침저녁 날씨가 선선해 산책하기 안성맞춤이지만 낮에는 더워서 아직 여름옷을 입고 있다이 비 그치면 가을답게 긴소매 옷을 입고 다닐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무더운 여름이 길어서 가을 옷을 빨리 만나고 싶은 것이다.

 

 

가을이 되면 기다리는 날이 있다. 바로 추석이다. 이달 9 28일 목요일부터 10 3일 화요일까지 6일간 추석 연휴다사업주는 반갑지 않겠지만 직장인에게는 긴 황금연휴다어찌 기쁘지 아니하겠는가.

 

 

추석이 다가오면 외롭고 쓸쓸했던 옛 추억이 떠오른다. 30년 전 추억이다그 당시 추석은 나에게 즐거움보다 고통설렘보다 불안재미보다 불편을 주었다결실의 계절이었지만 추석의 풍요는 없었다.

 

 

20대 후반 늦은 공부 때문에 내세울 게 없었던 백수로 명절 때 아버님을 뵙기가 죄송스러웠고 민망했다자격지심이 심했다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자신을 보고 기가 죽어있었다.

 

 

추석 전 날로 기억된다. 해 떨어질 무렵버스 승강장에서 내려 자취방으로 걸어가던 슬슬한 거리의 기억은 다음과 같이 뇌리에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바람에 낙엽이 이리저리 길바닥에 나붓 끼는 인적 드문 황량한 주택가 풍경의 쓸쓸함”. 그 풍경의 쓸쓸함은 나였다.

 

 

힘든 시간 그래도 흘려갔다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의기소침했는지돌아보건대 아마 청년의 여린 감성이 한몫했을 것이다.

 

 

3년 넘게 공부만 하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친구도 동료도 그 누구도 곁에 없었다한마디로 고립된 나 자신을 발견했다. 공부 결과도 신통치 않아 외로웠고 힘들었던 시기였다. 나는 그렇게 청춘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그 추억이 가슴 아리게 떠오른다낙엽이 떨어지는 황량한 골목길을 힘없이 걸어가는 그 청년세상의 온갖 쓸쓸함을 다 지닌 청년을 매번 다시 만난다올해도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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