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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3. 12. 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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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머님을 뵈러 가는 날이다. 아침에 마트에서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붕어빵과 함께 우유, 사과, 초코파이 등을 샀다. 마트에서 산 물품과 집에 있는 찐 고구마, 음료, 포크, 다용도칼 등을 포장지에 담아 짐을 꾸렸다. 어머님과 다과를 함께 먹으며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오늘은 어머님과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 보았다. 어머님의 친정 가족 이야기를 물어볼 참이다. 어머님이 본인의 친정 가족에 대해 말을 해주지 않았기에 지금까지 어머님의 친정 가족사를 자세히 모른다.

 

 

우리 부모님은 6. 25세대이다. 즉 한국전쟁을 겪었던 분들이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에 아버님은 12살, 어머님은 10살이었다. 부모님이 국민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전쟁이 터진 것이다. 부모님은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의 봄>이란 영화에서 악역보다 한국전쟁을 일으킨 사람이 더 잔인한 사람이다. 그 사람은 김일성이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신은 존재하는 것일까. 한 인간의 생각(야욕)때문에 수백만 명이 죽고 고통을 당하는 게 말이 되는가.

 

 

1950년 전쟁 통에 어머님은 부모님을 잃었다. 어머님의 아버지께서는 동네 이장을 맡아 군청이며 면사무소를 들락거리면 동네일을 처리했다고 한다. 마을에서 능력 있는 아버지이셨는데 인민군이 쳐들어 오면서 외할아버지는 어떤 사건에 연루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날리 통에 죽음을 당하셨다.

 

 

어머님은 친정아버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구체적으로 모르셨다. 아마 나이가 어려서 몰랐을 것이다. 어머님의 말씀에 따르면 전쟁 당시 신작로(시골 큰 대로)에 죽은 시체가 널려 있었다고 한다. 어머님의 작은 언니도 그 날리 통에 죽었다고 한다. 어머님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것이다. 어머님은 1남 3녀 중에 막내딸이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어머님과 오빠, 언니는 작은아버지댁에서 사촌들과 살았다. 어머님의 숙부 숙모께서 어머님과 오빠, 언니를 키워 주셨던 것이다. 숙부 숙모의 자녀들도 5명이나 6명 이상인데 조카 3명까지 맡아 키우신 그분들이 대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의 언니가 결혼하여 먼저 고향을 떠났고 어머님도 22살에 아버님과 결혼하면서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오빠는 부산에서 모직공장을 운영하여 돈을 많이 버셨다고 들었다.

 

 

어머님은 내가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에  외조부모님의 제삿날에 나를 데리고 부산에 가곤 했다. 한 번 가면 보름정도 머물다 돌아오곤 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거라고는 차 멀리를 했던 것만 남아있다.

 

 

1960년 당시 보통 시골가정은 가난으로 허덕이던 시절이다. 그러나 부산에서 사업했던 외삼촌은 잘 사셨다. 내가 국민학교 저학년 때, 일 년에 한두 번 외삼촌은 검은 승용차를 몰고 우리 집에 왔다. 외삼촌은 고기, 술, 과일, 젤리 등 음식을 잔뜩 사 오셨다. 그리고 가져온 음식을 밥상에 차려놓고 온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나는 시골에서 구경 못하는 감귤, 젤리 등을 실컷 먹었다.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했다. 친구들이 귤을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친구의 구슬과 감귤을 바꾸는 물물 교환이 이루어졌다.

 

 

지금은 그 외삼촌은 팔순이 훌쩍 넘에 치매에 걸리셨다고 들었다.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고 기억력이 떨어져 외숙모가 돌보고 계신다고 한다.

 

 

6.25 때 살아남은 전쟁 세대,  보리 고개 끝자락에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은 보낸 1960년대, 1970년대 2차 베이비부머 세대, 그리고 1990년대, 2000년대 평온기에 태어난 MZ밀리니엄 세대,  자라 온 환경이 각기 다른 3세대가 모바일 폰을 각자 손에 쥐고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다음 미래세대는 어떤 사회 환경에서 살아갈까.  아마 인구 감소로 사이버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최초의 대세가 될 것 같다. 복 받은 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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