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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구이 먹은 아내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4. 6. 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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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때가 다가오자 아내는 나에게 말했다.

"박대 먹으러 갑시다"

 

 

나는 물었다.
"박대가 먼데요?"

 

아내는 말했다.

" 박대구이는 보리굴비처럼 말린 바닷물고기 같은 거예요, "

 

 

아내는 주말에 점심을 차리기가 귀찮아서 외식하고 싶은 모양이다. 아내는 생선을 좋아한다. 그래서 박대구이를 먹자고 한 것이다. 

 

 

나는 박대란 음식을 처음 듣었기에 박대 음식이 내키지 않아서 보리밥, 칼국수, 김치찌개 등을 먹자고 제안했지만 아내는 한사코 박대구이를 먹자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아내의 주장에 항복하고 박대구이를 먹으러 갔다. 박대구이를 하는 음식점은 도시 변두리에 있어 차를 몰고 30분쯤 갔다.

 

 

식당 앞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우리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한 지 10여분 후에 말린 박대구이 2마리가 돌솥밥과 함께 나왔다. 나는 박대란 음식을 난생처음 보았고 오늘 처음 먹었다.

 

 

아내는 맛있게 먹는 모습에 나도 허겁지겁 박대구이를 먹었다. 사실 아침을 시원찮게 먹어서 시장끼가 돌었다. 박대구이가 아닌 김치찌개 등 다른 음식을 먹었어도 더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아내가 좋아하는 박대구이를 먹고 마트와 세탁소를 차례로 들러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온 이후 아내를 침대에서 빈둥거렸다.

 

 

아내가 있는 작은 방이 조용해서 들어가 보니 아내는 잠을 자고 있었다. 그 시각이 오후 4시경이었다. 컴퓨터가 있는 작은 방에서 글을 써야 하는데 아내가 그 방에서 자고 있으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오늘은 블로그에 글을 게시하는 것이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거실 소파와 식탁을 옮겨 다니면서 책을 본 다음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돌아왔다. 그 시각에도 아내는 일어나지 않고 꿈나라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아내가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 아내가 깨어나기를 조금만 기다려 보자 마음먹었다. 재활용품 등 쓰레기를 정리하고 건조기에 널려 있는 빨래를 개는 등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가 깨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아내는 점심때 박대구이를 배불리 먹었는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아내는 겨울잠을 자는 곰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내의 흉을 보자면 아내는 곰처럼 잠을 오래 자는 곰여 스타일이다. (아내가 이 말을 들었다면 감당 못한다. 비밀이다.)

 

 

아내를 기다리다 지쳐 배가 고팠다. 어쩔 수 없이 혼 밥을 했다. 미역국에 공깃밥 말아먹고 블로그에 글을 게시 못했다. 오늘 노트에 쓴 글을 내일 블로그에 올리기로 하고 일찍 잠을 잤다. 이렇게 토요일이 지나갔다.

 

 

박대구이를 먹고 잠자는 아내를 보면서 앞으로 박대 같이 말린 바닷물고기를 먹지 말아야지 다짐했다. 박대를 먹고 잠에 빠진 곰으로 변신한 아내의 모습을 다시는 보기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는 다음날 10시가 넘어가 일어났다. 박대구이가 수면제 역할을 한 걸까. 박대가 아내의 토요일 오후를 가져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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