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고 아들이 나에게 묻는다.
"아빠, 글 쓸 거예요?."
아들은 저녁 9시에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이 약속되어 있어 내가 그 시각에 컴퓨터를 사용하는지를 확인하려 묻는 것이다.
이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그럼 써야지, 9시까지 끝내 줄게"
대체로 아들은 토요일 저녁 9시에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한다.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는 작은 방에 아들 혼자 있는데 소리
지르고 날 리가 난다. 오늘 저녁이 그런 날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각에 아들이 게임을 친구들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 집 컴퓨터 용도는 누가 이용하느냐에 따라 사용용도가 다르다. 나는 글 쓰는 데 사용하고 아들은 온라인 게임을 하고 아내는 유튜브를 본다. 내가 가장 건설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
어떤 가정은 티브 채널을 가지고 부부가 다툰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 집에는 티브이가 없어 채널을 가지고 실랑이한 적은 없다.
그런데 나와 아내( 또는 나와 아들)는 가끔 PC 이용시간이 겹치는 때가 있다. 그럴 땐 난감하다. 아내가 먼저 PC를 쓰고 있는데 비껴달라고 말하기가 여간 곤란하다.
특히 내가 글을 써야 하는데 아내가 컴퓨터를 차지하고 있어 글을 못쓸 때가 가장 속상하다. 그럴 때면 노트에 글 초안을 써 놓고 다음 날에 블로그에 게시한다.
컴퓨터를 아들에게 넘겨주어야 할 시각이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정해진 시간 내에 글을 써야 하기에 마음이 급해진다. 글쓰기에 방해를 받는 기분이다. 글쓰기는 집중력이 생명인데 말이다
한편 좋은 점도 있다. 글을 끝마칠 시간을 정해놓았으니 게으름 피우지 않고 글쓰기에 집중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유롭고 마음 편한 환경에서 글을 쓰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놓고 실컷 글을 쓸 날이 머지않았다. 그날이 기다려진다.
그런 날이 오면 2시간이고 10시간이고 모니터 앞에 앉아 수많은 문장과 글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그날을 기대하시라. 그날이 어떤 날? 바로 퇴직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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