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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장사 없다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4. 10. 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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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무렵, 핸드폰에 모르는 시외 전화번호가 떴다. 낯선 전화는 받지 않기에 무시하고 끊었다.

 

 

그런데 순간, 혹시 어머님이 지난 토요일에 입원한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가 아닐까 싶었다.

 

 

바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내 예감이 맞았다. 어머님이 입원한 병동의 간호사가 전화를 받았다.

 

 

간호사는 심혈기관 내과 의사께서 환자의 보호자를 보잖다.”라고 알려주었다.

 

 

어머님께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갑자기 마음이 심란했다. 찌푸린 어머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신이 혼잡스러워 일이 손에 잡힐지 않았다.

 

 

오늘은 월요일이다. 직장인이 평일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데 자유롭지 않다. 그럼에도 130분에 진료 예약을 하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왔다.

 

 

병원 가는 내내 마음이 착잡했다. 비 내리는 어두운 날씨가 우울한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 주는 것 같았다.

 

 

어머님이 아프신지 지 벌써 6년이 되었다. 거동을 못 하시고 치매증세까지 있어 지금은 요양원에 계신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새벽 6시경에 119 구급대원이 어머님을 응급실로 이송했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의식이 떨어져 요양원에서 119에 신고한 것이다.

 

 

응급실에서 CT 등 여러 검사를 한 결과, 당직 의사는 ‘섬망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더불어 의사 선생님은 소변에 세균감염 수치가 높으니 당분간 어머님을 입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님은 응급실에서 안정제를 맞아서 그런지 다음 날 새벽 3시가 지나서야 잠에서 깨어나셨다. 즉 21시간을 주무셨다. 지금 어머님은 병원에 입원해 꼼짝없이 병원 침대에 누워 계시다. 

   

 

119 응급차량에 실려 온 새벽에 어머님은 얼마나 아파서 몸부림을 치셨는지 신체기능이 갑자기 떨어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셨다.

 

 

앞으로 어머님은 상당 기간 병원 신세를 져야 할 판이다. 입원 기간은 알 수 없다. 어머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님을 보아야 할까. 병 상태는 개선되지 않고 괴로워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는 자식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옆에서 침울한 내 모습을 지켜본 아내는 세월은 어쩔 수 없으니 어머님 때문에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지만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게 자식 마음이니 아내 말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는 갑자기 지난 토요일 새벽에 응급실 가고, 일요일에 다시 병문안 다녀오고, 오늘 월요일 또다시 병원에 갔다 왔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입술 양쪽에 뾰두라지가 생겼다. 내 몸이 힘든 모양이다.

 

 

아직도 밖에는 구름 낀 컴컴한 하늘에서 슬프게 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해맑은 세상을 볼 수 있지만 우리 어머님의 건강은 희망이 없어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아내 말처럼 인간의 힘으로 세월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내 마음이 조금 편할 것 같다. 어느 누가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있겠는가. 

 

 

 

섬망증 : 급성 뇌 기능 장애를 말하며 주의력, 기억력, 사고력, 지각 등의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흥분, 불안, 환각 등의 정신 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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