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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들과 함께한 2024년 백두대간 평화 트레킹대회 1

믿음 소망 사랑

by kddhis 2024. 10. 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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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끝이 없다.”라는 표현을 이럴 때 쓰나 싶었다. 출발한 지 30여 분이 지났는데도 향로봉 정상은 까마득했다.

 

 

북한 금강산이 보인다는 향로봉 정상까지 18km나 되는 먼 거리다. 도보로 5시간가량 소요된다. 30전에 출발했으니, 앞으로 4시간 넘게 걸어야 금강산을 볼 수 있다.

 

 

10월 황금연휴를 맞아, 강원도 진부령 향로봉에서 개최되는 “2024년 백두대간 평화 트레킹 대회에 아들, 아내와 함께 참가했다. 즉 긴 도보 여행에 왔다.

 

 

걷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아내는 아들의 권유에 못 이겨 트레킹 대회에 참석했다. 모성애가 없었다면 아내는 집에서 차로 4시간 걸리는 이 먼 강원도 진부령 정상까지 이동해 지루한 보도 여행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행사 전날 컴컴한 밤에 예약해 놓은 펜션을 찾지 못해 방황하다가 겨우 펜션에 들어갔다. 예상보다 숙소에 늦게 도착한 이유는 아들의 군 복무했던 부대를 다녀오고 저녁까지 먹고 왔기 때문이다.

 

 

아들이 군 생활했던 부대는 다른 곳으로 이전해서 지금은 잡초가 무성한 버려진 땅이 되어 있었다. 모든 건물이 철거되어 부대 흔적이라고는 출입을 통제하는 정문만 딸랑 남아 있었다.

 

 

우리가 트레킹 대회에 온 것은 아들이 훈련받은 지역이 이곳 진부령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추억이 아들을 이곳으로 끌어 땅겼고 덩달아 우리도 진부령 트레킹 대회에 참가한 것이다.. 

 

 

군부대 정문에서 아들은 기념사진을 찍고 잠시 과거를 회상하고 바로 진부령 황태 전문 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여러 황태탕 전문 식당들이 도로변에 있었는데, 어느 식당이 괜찮은지 알 수 없어, 손님 차량이 가장 많이 주차되어 있는 식당을 선택하여 들어갔다.

 

 

아내가 좋아하는 황태다. 아내와 아들은 황태찜, 나는 황태탕을 주문했다. 또한 배가 고파서 인지 아들은 메밀 전병을 추가로 주문했다. 해 저문 줄 모르고 맛있게 먹는 바람에 늦게 숙소에 들어온 것이다.

 

 

어렵사리 예약한 패션을 찾았는데 주차할 공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우리 펜션 옆에 또 다른 패션을 짓기 위해 건물 기초공사 된 형태가 어렴풋이 보였다.

 

 

우리가 건물 짓는 토지 경계에 주차하고 있는데, 공사관계자로 보이는 나이 든 남성분이 내일 새벽에 공사 차량이 들어온다며 여기에 주차하지 말라고 했다. 순간 난감했다. 우리보다 먼저 투숙한 손님들의 차량으로 주차할 여유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에다가 주차한단 말인가.

 

 

우리는 내일 새벽 6시에 떠난다고 공사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에 차를 세웠다. 우리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펜션 주인은 주차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주인은 우리가 묵을 호실을 알려 주고 바로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때가 주인과의 대면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 버렸다. 주인과의 인연은 이것으로 끝이었다.. 저녁 늦게 투숙해서 새벽에 떠났으니 서로 볼일이 없었다.

 

 

2층으로 꾸며진 펜션은 널찍했지만, 오래된 건물인지 아니면 환기가 제대로 안 되었는지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아내와 아들이 불쾌할까 봐 내색은 하지 않았다.

 

 

장기간 이동으로 지친 우리는 여행 가방을 풀고 가벼운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목재용 식탁에 둘러앉아 집에서 가져온 포도를 맛있게 먹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그랬다. 우리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이제 자야 한다. 샤워한 다음 아들은 2층에서. 우리 부부는 1층 돌침대에서 잠을 청했다. 침대가 딱딱해서인지 좀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그렇게 뒤척였는데,, 어느 순간 5시를 알리는 알람 소리에 깨어났다.

 

 

후다닥 김치 콩나물국에 아침을 먹고 허둥지둥 6시쯤 펜션에서 나왔다. 아직 동이 뜨지 않아 밖은 어두컴컴했다.

 

 

버스가 7시에 집결지(고성 종합 운동장 주차장)에서 트래킹 행사장(진부령 정상)으로 출발한다. 우리가 집결지 운동장에 도착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늦지 않게 도착했다.

 

 

집결지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참가자들로 행사 열기가 뜨거웠다. 우리는 행사 부스에서 참가 등록을 마치고 생수, 리플릿, 백넘버, 기념 타월 등을 받아 들고 버스를 배정받았다.

 

 

그런데, 참가자 성씨의 자음이 빠른 ㄱㄴㄷ 순으로 버스를 배정하여 성씨가 인 나와 아들은 1번 버스에, 성씨가 씨인 아내는 맨 꼴찌 5번 버스를 타고 꼬불꼬불 도로를 따라 트레킹 출발 지점인 고성 진부령 정상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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