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일은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신 어머님 병문안 가는 날입니다. 면회시간 11시에 맞추어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보니 나보다 먼저 셋째 동생과 제수씨가 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대화 없이 중환자 입출구 앞 대기실에서 면회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면회는 보호자 2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한 명씩 교대로 중환자실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내가 먼저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어머님은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있었으며 피끼 없는 얼굴, 통통 부은 손과 팔을 보는 순간, 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한 동안 멍하니 어머님 얼굴만 쳐다보았습니다.
어머님이 입원하신 지 9일째가 되었는데 어머님은 아직도 의식이 없었습니다. 간호사는 약을 강하게 써서 경련(떨림)은 멈추었으며 오늘은 눈을 떴다고 하며 며칠 전 보다 나아졌다고 어머님의 상태를 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어머님 병환이 별로 좋아지지 않게 보였습니다.
나에 이어 동생도 어머님을 뵙고 우리는 병원 대합실에서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밥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생에게 점심 함께하면 좋겠지만 밥이 넘어가지 않겠다고 말하며 그냥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6년 전 아버님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어머님 마저 병원 중환자실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중환자실로 아버님 면회 갔던 기억이 체 가시기 전에 어머님이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입니다.
약 5개월간 중환자실에 입원하시다가 돌아가신 아버님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지금 중환자실에 계신 어머님을 보니 마음이 답답하고 먹먹했습니다.
어머님이 회복되셔서 고통 없이 편히 사시다가 우리와 조용히 헤어졌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말없이 떠나셔도 괜찮습니다. 제발 중환자실에서 나오셔서 평화롭게 계시다가 소천하세요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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