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소파 옆 공간이 허전해졌다. 그곳은 큰 화분 2개가 있었던 곳이다. 화분이 커서 관리가 만만치 않아 중고마켓에 내놓았는데 오늘 어느 아주머님께서 가져갔다.
아내와 나는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기에 수십 년 동안 애완견 대신 여러 반려식물을 길러 왔다. 자칫 물 주는 시기를 놓쳤다가는 반려식물을 죽일 수도 있기에 주기적으로 화분을 관리해 줘야 한다.
이렇듯 반려식물에 신경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한 달에 한두 번 줘야 하는 물 주기 조차도 힘겨워졌다.
언제부터인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반려식물 관리가 번거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물 주기 위해 큰 화분을 옮기는 것이 여간 귀찮고 성가셨다.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반려식물에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7년 넘게 기른 반려식물이기에 정이 들었지만 나보다 반려식물을 잘 보살필 수 있는 사람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더 이상 반려식물 관리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지인이 화분을 옮기다가 허리를 다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의 일 같이 않았다. 그래서 더욱 반려식물을 보내야겠는 생각을 했고 그리고 하나둘씩 중고시장에 내놓았다.
오늘 마지막으로 큰 화분 2개에 심어놓은 반려식물을 새 주인에게 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조그마한 소피아 고무나무와 이파리기 이제 막 핀 이름 모를 아주 작은 반려식물이 전부다. 이 두 작은 반려식물 관리는 식은 죽 먹기다.
나이가 들수록 생활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 일환으로 큰 화분에 심어진 반려식물을 떠내 보냈다. 대인관계 마찬가지다. 불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체하고 있다. 나는 번잡하고 시클 벅적한 만남을 좋아하지 않는 유형이다. 어쩔 수 없다. 내 성격이니까.
나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고 않고 피해를 받고 싶지도 한다. 나는 어디에 어느 것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누구나처럼 자유를 사랑한다. 책임지지 못할 것 같으면 사람이든 동식물이든 헤어져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