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아 밖으로 나갔다. 사무실에서 4백이나 5백 미터 떨어진 공원에서 1시간가량 거닐었다.
어제는 비가 왔는데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다,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평일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말끔하게 정돈된 공원은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한적한 공원은 평온 그 자체였다. 공원 산책길을 울렁이는 위장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조심조심 거닐었다.
공원 산책 트랙을 서너 바퀴 돌고 나니, 불편한 속이 조금씩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사무실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는데 책상 모서리에 놓인 꿀 홍삼 음료병이 눈에 들어왔다.
알았다. 구토 증상의 원인을 찾았다. 바로 범인은 이 음료수다.
아침에 기침이 나오고 목이 말라 이 음료를 마셨는데 배달이 난 것이다. 사람마다 맞는 음식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음식이 있다.
홍삼과 꿀이 섞여 있는 이 음료수는 나에게 맞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음료를 마시고 몇 분이 지나 구토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배 아픈 원인을 몰라서 걱정했다. 몸이 허해졌나. 어디가 망가졌나. 감기 초기증상인가. 별의별 온갖 쓸데없는 망상을 했다. 이제 그 원인을 찾았으니 안심이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지 않는 음식이 있다. 그런 음식은 피해야 한다, 잘못 먹었다간 오늘처럼 알레르기를 일으켜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음료수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없었고 만사가 귀찮았다. 아프면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다.”라는 사실을 항시 깨닫지만, 몸이 나아지면 다시 이 사실을 잊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