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에 젖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가는데 동료는 우산을 펼쳐 들고 함께 쓰고 가자고 바짝 내 쪽으로 몸을 붙인다. 비가 내리는지 안 내리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빗방울이 눈꼽만큼 떨어지고 있었다. 비 내리는 저녁거리는 축축하고 썰렁했다. 거리는 사람이 없어서 활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사무실 건물과 아파트 단지 사이의 후미진 곳에 있는 먹자골목이라 비가 오지 않은 평상시에도 행인들이 그리 많지 않은데 비까지 내리니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동료가 우산을 함께 쓰자고 우산을 내 머리 위로 옮겼지만 이동 거리가 짧아 동료의 배려를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왔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17년 전(2007년 2008년) 필리핀 유학 시절이 생각이 난다. 필리핀은 일 년 내내 고온 다습한 아열..
믿음 소망 사랑
2024. 2. 21. 21:27